네 마녀의 날, VIX 옵션 만기, FOMC…급락하거나 급등하거나[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3.03.1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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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네 마녀의 날, VIX 옵션 만기, FOMC…급락하거나 급등하거나[오미주]


미국 증시가 17일(현지시간) 수조 달러와 연계된 옵션 계약 만기를 맞아 앞으로 수일간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P500지수의 변동폭을 흡수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해온 S&P500지수 기반의 옵션 계약이 대거 청산되면서 은행발 위기의 전개 양상과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미국 증시가 아래위로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예상이다.

17일은 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 선물과 옵션의 만기가 동시에 겹치는 네 마녀의 날, 퀴드러플 위칭 데이이다. 쿼드러플 위칭 데이는 매 분기마다 1번, 1년에 4번 찾아온다.



쿼드러플 데이에는 트레이더들이 손실을 줄이거나 차익을 보전하려고 분주하게 매매를 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SVB)의 파산과 이에 따른 금리 전망의 급변 중에서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제한하는데 기여했던 옵션 계약들이 대거 만기를 맞아 청산됨에 따라 시장의 변동폭이 훨씬 거칠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최고 파생상품 전략가인 스콧 루브너는 "S&P500지수 4000에 행사되는 옵션들이 증시의 급격한 움직임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됐는데 대거 만기를 맞게 되면서 증시 변동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S&P500지수가 위로도, 아래로도 크게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S&P500지수는 올들어 아래로는 3800에서 위로는 4200까지 400포인트의 좁은 박스권 안에서 움직여왔다. 루브너에 따르면 이는 S&P500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옵션의 가장 인기있는 행사가격과 일치한다.


마켓워치는 S&P500지수의 실제 움직임과 가장 인기 있는 행사가격의 범위가 일치하는데 대해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1년간 0DTE(zere-days to expire) 옵션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거래 비중이 늘어난데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0DTE는 만기까지 하루도 안 남은 옵션, 오늘 바로 만기가 되는 옵션을 말한다. 0DTE의 가치는 전적으로 당일 기초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0DTE 거래가 늘면서 미국 증시는 매일 매일의 종가는 좁은 박스권 안에 머물러 있되 장 중에는 그 박스권 안에서 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게 됐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이런 모습을 '탁구 경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지수와 연계된 옵션의 하루 평균 거래량 가운데 40% 이상이 0DTE이다.

옵션시장에 대한 데이터와 분석을 제공하는 스팟감마의 설립자 브렌트 코추바는 이번주 초 미국 은행 3곳이 문을 닫은 후 시장이 요동치면서 급락할 때 S&P500지수가 3800선을 하향 돌파하는 것을 막는데 0DTE 거래가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DTE 때문에 S&P500지수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가 국채시장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ICE 뱅크 오브 아메리카 MOVE 지수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채시장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MOVE 지수는 이번주 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트레이더들을 놀라게 했다. 반면 VIX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30선을 간신히 넘어섰다. 시장에 공포가 커질 때 급등하던 VIX의 과거 양상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양상이 오는 17일부터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오는 17일 쿼드러플 데이를 맞은 이후 다음주 22일에는 VIX와 연계된 옵션 계약이 대거 만기를 맞기 때문이다. 게다가 22일은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결정해 발표하는 날이다.

스팟감마의 코추바는 "전체 VIX 미결제약정의 50%가 오는 22일에 만기를 맞는다"며 "이는 매우 상당한 규모"라고 말했다.

오펜하이머의 주식 파생상품 전문가인 알론 로신과 샘 스키너는 오는 22일 옵션 만기를 계기로 VIX의 움직임이 국채시장의 MOVE를 "따라잡아" 급등할 수 있으며 이는 증시의 급격한 매도세를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통상 VIX가 급등하면 증시는 하락한다.

스키너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핵심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VIX가 증시 변동성을 과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주식 파생상품 전략가인 에이미 우 실버맨도 이메일 논평에서 오는 22일 FOMC가 끝날 때까지 증시의 "변동성 수준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다음주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81.4%로 나타났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16.6%로 낮아졌다.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을 맞은 미국 지방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에 JP모간 등 11개 민간 대형은행들이 30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증시가 급반등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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