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 최윤호 삼성SDI 사장 /사진=각사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중국 난징공장을 방문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협회장을 맡고 있는 권 부회장이 인터배터리 2023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도 이번 출장 때문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도 지난 15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중국을 찾았다. GM과의 북미 배터리 합작사(JV)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뒤 곧바로 중국에 들러 현장경영에 나섰다. 소재사 CEO 가운데서는 김철중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이 13~15일 중국 창저우 배터리 분리막 공장을 다녀왔다.
이들의 방문이 주목받는 것은 북미·유럽과 달리 중국에서만 우리 배터리업계가 유독 맥을 못추고 있어서다. 중국은 기존 완성차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한 뒤 빠르게 전동화에 나섰다. 동시에 자국 배터리 기업을 육성하며 국내 배터리 업체의 진입을 제한했다. 초기에는 차별적 보조금을 바탕으로 자국 배터리 회사를 보호했다. 이후에는 현지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상대로 자국 배터리 탑재를 노골적으로 종용하며 K배터리를 견제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이 중국 견제를 위해 각각 인플레이션 방지법(IRA)과 핵심원자재법(CRMA)을 선보이고, 효과적인 견제를 위해 관세 파트너십을 맺으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전기차·배터리 시장 패권 경쟁이 과거 냉전체제와 같이 이분화 된다"고 평했다. 이어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배터리업계는 미국·유럽 중심의 전기차 시장에서 패권을 쥐는 게 보다 효과적일 수 있지만, 중국 역시 중장기 적으로 포기하면 안 되는 시장"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CEO 1~2명이 방문한다고 해서 철옹성 같던 중국의 빗장이 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다만, 중국이 현지에서 생산된 우리 기업의 배터리도 배척하는 상황에서 국내로 반입되는 중국산 배터리가 늘어나고, 한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가 대량 탑재된다는 점에 대해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