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KAI 사장 "KF-21 다음이 필요..빚 내서라도 투자한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3.03.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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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영  KAI 사장이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KAI 2050 비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AI강구영 KAI 사장이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KAI 2050 비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AI


"지난 40년간 항공우주산업을 이끌었던 KAI DNA에 담긴 통찰과 도전, 열정과 창의 정신을 되살려 세계 7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퀸텀점프' 하겠습니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뒷받침할 6대 대형 미래사업으로 △차세대 무기체계(6세대 전투기) △수송기(친환경 항공기) △차세대 고기동 헬기 △민/군 겸용 AAV △독자위성플랫폼/위성서비스 △우주 탐사/모빌리티 등을 내세웠다.

강 사장은 우선 수출 확대로 글로벌 시장 진출과 미래 사업 동력을 확보한단 계획을 설명했다. FA-50 수출형, 단좌형 등 고객 맞춤형 성능개량을 추진하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민수 수출은 글로벌 공급망체계 재편 상황을 기회로 삼아 품목과 고객을 다변화해 수주경쟁력을 높인다.



특히 미국 사업 수주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사장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북방에 수출벨트가 형성됐고, 중동과 아프리카를 거쳐 미국 시장까지 향해야 우리 글로벌 수출밸트를 완성할 수 있다"며 "2025~2026년에는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올인하겠다"고 했다.

향후 30~50년간 지속할 수 있는 먹거리 창출을 위해 연구개발에 전념한다. 6세대 전투기와 고기동헬기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고 기반 기술을 확보 등 개발 전략을 조기에 구체화한다. 한국형도심항공모빌리티(K-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민-군 겸용 AAV(미래형 비행기체) 독자 플랫폼도 개발한다. 우주사업은 기존 중·대형 중심의 위성 플랫폼을 소형-초소형까지 확대하고 고부가가치 위성 서비스 시장 진출을 통해 민간 중심 뉴스페이스 시대를 주도적으로 선점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체질 혁신에도 나선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첨단 핵심기술을 강화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체질 혁신도 도모한다. 우선 6세대 전투체계 구축에 필요한 AI, 유무인 복합체계, 항전장비 등을 집중 개발한다.


또 AI 기반의 자율/전투임무 체계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지정비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미래 소프트웨어와 항전기반 기술, 메타버스 모의비행훈련체계 등 개발을 위해 R&D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5년 수주 10.4조 목표…매각은 '반대'
KAI는 전략 달성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인재를 양성한다. 2027년까지 5년간 R&D 투자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이후 6~10년간 매출의 5~10%인 3조원 규모로 투자를 확대한다.

강 사장은 "취임 후 'KAI는 KF-21 이후 내세울 만한 게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투자가 늦은 만큼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연구개발에 힘을 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KAI는 올해 매출 3조8000억원, 수조 4조5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2030년 매출 15조원, 2040년 25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2050년 매출 40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강 사장은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의 땅길, 바닷길은 삼성·현대·대우가 열었다. 하늘길, 우주길은 KAI가 열어나가자"며 "매출 규모를 40조원까지 늘려 보잉, 에어버스에 버금가는 아시아 대표 항공우주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 사장은 이날 KAI의 매각설에 선을 그었다. 강 사장은 "몇몇 회사의 수요가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겠다"면서 "KAI가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성장 가능성이 있으니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KAI의 최대 주주인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정부에서 KAI가 잘하고 있으니 놔두고 보자는 쪽인 것으로 안다"며 "또 국가 안보의 핵심인 항공우주전력을 과연 민간에 넘긴다면 안보를 지킬 수 있을까 생각이 들고, 국가가 통제하는 게 안보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또 "저에겐 임직원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임직원 90% 이상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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