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백신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5월부터 독감 백신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근 WHO가 공개한 독감 표준 균주를 바탕으로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생산해 하반기 국내외 접종 일정에 맞춰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감백신 시장 복귀와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칠레로부터 스카이셀플루 품목허가를 받았다. 스카이셀플루가 중남미 국가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칠레를 시작으로 중남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올해 GC녹십자의 독감 백신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을 중단한 2021년 GC녹십자의 독감백신 생산이 곧바로 두 배 가량 급증했지만, 올해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복귀로 이 같은 반사이익을 보기 힘든 구조다.
반대로 수두백신 영역에서는 GC녹십자가 공세다. GC녹십자는 최근 차세대 수두백신 '배리셀라' 관련, WHO로부터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국제연합(UN) 등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조달시장 입찰 참여가 가능해졌다. GC녹십자는 세계 두 번째, 국내 최초 수두백신인 '수두박스'를 개발한 수두백신 강자이기도 하다. 여기에 차세대 배리셀라의 국제기구 조달시장 참여 자격까지 얻은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9년 WHO의 PQ 인증을 받은 스카이바리셀라를 앞세워 2021년 국가 공공입찰을 통해 터키에 150만 명분의 물량을 공급하며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했고 지난해엔 범미보건기구(PAHO)와 약 374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배리셀라의 PQ 인증으로 앞으로 국제 조달시장에서 GC녹십자와도 입찰 경쟁을 벌여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에서 펼쳐질 경쟁 관련, 양사 모두 절박한 상황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GC녹십자는 전체 매출에서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을 중심으로 한 백신 매출 비중이 20%가 넘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시장 복귀 여파가 큰 만큼 매출 둔화폭도 커질 수 있다. 이제 막 PQ 인증을 받은 차세대 수두백신 배리셀라의 세계시장 입지도 최대한 빨리 다져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백신 생산 재개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빠진 빈자리를 최대한 메꿔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수요 감소가 본격화된 지난해 매출이 이미 전년보다 50% 감소한 4567억원에 머물렀다. 올해 매출도 전년보다 30%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독감 및 수두 등 백신사업의 매출을 극대화 하는 로드맵을 수립중"이라며 "해외매출을 늘리는 데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