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로이터=뉴스1) 권진영 기자 =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U 집행위원회(현지시간)는 16일 공개한 CRMA 초안을 통해 2030년까지 제3국의 전략적 원자재 의존도를 역내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제품의 주요 핵심 소재가 이에 포함된다. 현재 EU는 리튬·마그네슘 등 상당수 전략 원자재의 95% 이상을 중국에 의존한다.
배터리 업계는 조심스레 수혜를 점친다. CRMA의 세부 방안이 나오지 않아 확신할 수준은 아니지만, 법안의 취지가 중국을 견제하고 역내 조달·생산을 적극 육성하겠단 의미로 받아들여져서다. 미국이 IRA를 통해 중국을 견제한 덕분에 북미 시장을 '제2의 내수'로 키우는 배터리업계는 유럽 시장에서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본다.
배터리 3사 모두는 유럽에 생산시설을 건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 삼성SDI·SK온은 헝가리에 각각 전진기지를 설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포드·코치 등과 터키에 상용차용 배터리 합작사 건립을 추진한다. 배터리 회사들이 움직이면서 관련 밸류체인도 속속 진출했다. 에코프로·포스코케미칼 등 소재사뿐 아니라, 폐배터리 기업들도 동유럽에 둥지를 틀었다.
EU가 연 매출 1억5000만유로(약 2100억원) 이상이고 5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공급망 감시를 주기적으로 실시한다는 조항은 다소 불안한 부분이다. 현지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기업 상당수가 이에 포함된다. 광물 단계부터 중국산을 엄격히 색출하겠단 의지인데, 여전히 광물·소재 단계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라 EU 요구안을 준수할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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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업계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한화큐셀 등 주요 태양광 회사들 가운데 유럽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가 전무하다. CRMA 대응하기 위해선 현지 생산투자를 감행해야 하지만 이 역시 부담감이 적지 않다. 현지 생산을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하고, 중국이 글로벌 태양광 밸류체인을 잠식하고 있어 EU가 CRMA를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지가 현재로선 미지수다.
업계는 CRMA에 중국 규제안이 포함돼도 장시간 유지되긴 힘들 것으로 본다. IRA을 통해 선제적으로 나섰던 미국도 태양광 분야에 있어선 중국산 규제가 헐거운 게 사실이다. 미국은 신장위구르 소수민족이 태양광 패널 제작에 강제 동원된다는 이유로 지난해 초부터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을 금지했으나, 이달부터 재개했다. CRMA의 세부 방안을 좀 더 지켜본 뒤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