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수도 이전 40조 시장 열렸다...삼성물산 1.3조 수주 '선점'

머니투데이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정혁 기자 2023.03.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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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인니 New City 협력포럼'...삼성·현대·LG 등 주요 기업 참가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뮬리아 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인니 New City 협력포럼' 부스/사진=이정혁 기자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뮬리아 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인니 New City 협력포럼' 부스/사진=이정혁 기자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중심에 위치한 한 특급호텔. 평소 각국의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곳이지만 이날 이른 오전부터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현대자동차·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LG CNS 등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로 붐볐다.



'제1회 한-인니 New City 협력포럼' 개최에 맞춰 40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관련 사업을 따내기 위한 국내 기업간 수주 경쟁의 막이 본격 올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수도인 자카르타의 인구 과밀, 해수면 상승 등의 문제로 동칼리만탄주 누산타라로 수도 이전을 준비 중이다. 수도 이전 사업은 40조원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2045년까지 5단계 개발계획에 따라 정부 핵심구역, 수도지역, 수도확장지역을 개발할 예정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번 수주전에서 '도시건설+첨단기술(모빌리티, 스마트시티)+문화'를 결합한 패키지 수출에 나선다.



이날 5층 대회의장에 설치된 우리 기업의 부스(로드쇼)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바수끼 하디물로노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한국의 국토부) 장관이 함께 둘러보면서 건설을 넘어 IT(정보·기술) 기반의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제조업 등의 분야까지 양국의 경제협력 확대에 공감을 표했다.

삼성물산, 印尼 최대 건설사와 '신수도 MOU'...40조 시장 '신호탄'
삼성물산은 인도네시아 최대 건설사인 WIKA와 '신수도 스마트시티 개발 및 자카르타 메트로 협력 MOU(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 수도인 자카르타 지하철 관련 사업권을 선점하는 동시에 신수도 이전 대상지인 칼리만탄섬 누산타라로의 각종 기반 시설 전반을 스마트 빌리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향후 수주 규모가 최대 10억 달러(약 1조32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이번 MOU를 통해 현지 최대 건설사와 손잡고 신수도 아파트 건설 등에도 우선 참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반 침하·인구 집중 문제가 심각한 자카르타의 수도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 외에도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인 진출 러쉬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롯데건설과 쌍용건설, 코오롱글로벌, 포스코건설, GS건설, DL E&C 등의 민간기업이 이번 인도네시아 수주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한-인니 수교 50주년'...韓, 中·日 제치고 신수도 사업 선점
최근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MOU'를 체결한 현대차그룹은 이날 인도네시아 특화형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청사진을 내놨다. 신수도를 넘어 1만8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진 현지 지리적 특성에 맞춘 모빌리티를 앞세워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을 석권한다는 구상이다.

우리 기업은 현지 수도 이전 사업에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및 B20 서밋(기업인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프라 개발협력(신수도·중전철·해양교통 등) 등 총 10건의 MOU를 맺었다.

바수끼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은 "신수도 사업에 중국과 일본도 관심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한국과 더 많은 협력을 해왔다"면서 "양국(한국과 인도네시아)은 비즈니스 방법이나 문제 해결 방식이 유사하기 때문에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며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당부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올해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이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만난 주요국 정상이 바로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라면서 "인도네시아가 가고자 하는 국가발전의 방향 등을 우리 기업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뮬리아 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인니 New City 협력포럼' 부스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둘러보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뮬리아 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인니 New City 협력포럼' 부스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둘러보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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