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냄새 나서 못 벗겠어요"…마스크 고집했다간 되레 큰일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3.03.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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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 나서 못 벗겠어요"…마스크 고집했다간 되레 큰일


오는 20일부터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대형마트 내 개방형 약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다. 감염병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지만, 피부 트러블을 가리거나 입 냄새 때문에 마스크를 고집하는 건 되레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피부 트러블이 있는 사람
마스크를 쓰면 피부가 발산하는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호흡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분 탓에 내부 습도도 높아진다. 이에 따라 피지 분비량이 늘고, 피부 장벽이 훼손돼 산성도가 높아지면서 홍반이나 여드름, 입 주위 피부염이 심해질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네'(Maskne, 마스크(Mask)와 피부염(Acne)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생긴 배경이다. 마스크를 썼다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것도 문제다. 천 마스크의 SFP 지수는 7이라 일반적인 자외선 차단제(SFP 지수 30 이상)에 한참 못 미친다. 오래 쓸수록 헐거워지거나 젖어 자외선 투과율은 더욱 높아진다.



입 냄새가 심한 사람
마스크를 오래 쓸수록 입 냄새는 더욱 심해진다. 마스크를 쓰면 안쪽에 타액(침)이 묻기 마련인데, 내부 온도와 습도가 상승하면서 타액으로부터 유래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자기도 모르게 물을 덜 마시게 돼 구강건조증도 심해진다. 애초 구취가 심한 환자는 타격이 더 크다. 경희대치과병원 연구팀이 구취가 심한 25명과 구취가 심하지 않은 25명에게 마스크를 3시간 이상 착용하게 하고 마스크 안쪽 세균을 분석했더니 입 냄새의 주원인인 휘발성 황화합물(메틸 머캅탄)은 전자가 훨씬 높았다. 마스크 착용 시간이 길수록 세균 수치가 더 높게 측정되기도 했다.

평소 호흡이 가쁜 사람
평소 숨쉬기가 불편한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섬유증,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자는 마스크 착용이 저산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뜨거운 날씨 야외에서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할 경우 공기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자칫 심각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저산소증은 특히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데 급성기에는 알코올 중독과 비슷한 판단력 장애, 운동 실조와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이 꼭 필요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하고 밀집도가 낮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잠시 벗고 편히 호흡하는 게 바람직하다.



도움말 = 김수영 순천향대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이연희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 서원나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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