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총수도 빠진 편의점 사업…3·4위의 반란 시작?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3.03.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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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총수도 빠진 편의점 사업…3·4위의 반란 시작?


편의점 사업이 유통업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통 유통 대기업들이 편의점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업계 3~4위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그룹 총수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1월부터 세븐일레븐의 마케팅·상품 혁신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마케팅 변혁 △상품 MD구성 다변화 △PB(자체브랜드)상품 개발 등 3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전개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마케팅 강화를 위해 지난 13일 CJ올리브영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했던 김민정 마케팅부문장(상무)을 영입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편의점에 힘을 싣고 있다. 신 회장은 편의점 사업을 유통 핵심 사업으로 주목하고 먹거리 카테고리 강화를 여러 차례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반에 가까운 매출이 담배에 집중된 국내 편의점 시장을 일본 편의점처럼 먹거리 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게 핵심이다.

세븐일레븐의 미니스톱 인수도 신 회장의 의지였다. 연내 미니스톱의 세븐일레븐 전환이 마무리 하면 점포수(1만 5000여개)가 업계 1, 2위인 CU·GS25와 비슷해진다.



세븐일레븐은 글로벌 편의점 브랜드인 만큼 엔데믹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브랜드 자체는 미국 세븐일레븐 소유지만 코리아세븐의 해외 진출이 막혀있는 것도 아니어서 한류 붐을 타고 해외 진출을 노려볼 수도 있다. 계열사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세븐일레븐은 롯데마트 PB(자체브랜드) '요리하다' 10여종을 차별화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신세계그룹도 지난해 첫 흑자를 낸 이마트24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 8일 이마트24의 첫 상품전시회인 '딜리셔스페스티벌'에 직접 방문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룹 수장이 현장을 직접 찾았다는 것은 그만큼 편의점 사업을 향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부회장은 현장에서 편의점을 '대한민국 유통업 중 가장 유망한 업종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마트24는 지난 15일 편의점산업협회에 회원사로 가입하기도 했다. 2014년 편의점 사업을 본격화한지 10여년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전체 유통업체 매출 중 16.2%를 차지하며 대형마트(14.5%)를 앞섰다. 2021년 0.3%p(포인트) 차이로 처음 대형마트 매출을 넘어선 이후 그 격차를 더 키우고 있다.


코로나19로 2020년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각각 3%, 9.8% 가량 역성장했을 때도 편의점만은 매출이 2.4%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10.8% 매출이 늘어났다. 편의점이 경기 불황에 강한 업태란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신장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업계가 보여주는 성장세는 마치 10년 전 대형마트를 보는 것 같다"며 "오프라인 유통업 중 가장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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