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VB 사태에 금융위, 은행에 자본 추가확충 의무 부과한다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3.03.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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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정부청사에서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정부청사에서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등이 폐쇄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국내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건전성 제도를 정비한다. 구체적으로 2016년 도입됐으나 현재 0% 적립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에 적립의무를 부과하고,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추가자본의 의무적립을 요구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정부청사에서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이 같은 손실흡수능력 제고 방안이 논의됐다고 16일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해 9월말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이 12.26%로 규제비율(7~8%)을 상회하나, 채권평가손실 등 영향으로 2021년말(12.99%)보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영국(15.65%), 미국(12.37%), 유럽연합(14.74%) 등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 은행의 자본적정성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은행의 자산건전성 역시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우선 CCyB 적립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제도는 신용팽창기에 은행에 0~2.5%의 추가자본을 적립토록 해 신용경색 발생시 자본적립 의무를 완화해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바젤Ⅲ 자본규제의 하나로 2016년 도입됐으나 현재까지 0% 적립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영국은 2016년부터 1%의 경기중립 버퍼를 도입했으며, 올 7월부터는 적립수준을 2%로 상향한다. 스웨덴도 오는 6월부터 2%의 경기중립 완충자본을 적용 예정이다.

한국의 은행도 코로나19(COVID-19) 대응 과정에서 여신이 급증한 만큼 금융당국은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올 2~3분기 중 추가자본 적립의무 부과 방안을 검토한다. 해외사례를 고려해 적립신호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도 전염병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예상치 못한 외부충격에 대비해 상시적으로 자본버퍼를 유지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의 도입도 새로 추진한다. 또 스트레스테스트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테스트의 모든 과정에 대한 검증과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제도 정비도 병행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주기적으로 은행에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토록 해 자본적정성 등 손실흡수능력을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테스트 결과가 미흡해도 금융당국이 개별 은행에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등 직접적인 감독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이 제도를 통해 지난해 30개 이상 은행에 대해 2.5~9%의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했다.


금융당국은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하기 위한 은행업 감독규정도 개정중에 있다. 금융위가 대손충당금이나 대손준비금 수준의 적정성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향후 은행에 손실되는 손실보다 충당금과 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은행에 추가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또 충당금 적립을 위해 설정한 예상손실 전망모형을 매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근거도 마련한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은행권 건전성 규제 강화시 비은행권으로의 풍선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신용사이클이 부동산사이클과 유사한 측면이 있는 만큼 부동산 경기흐름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 SVB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불확실성 우려가 높아진 만큼 금융권의 건전성 제고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자본건전성 확충과 대손충당금 적립 관련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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