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오토바이 '전기'로 바꿀까…7월부터 편의점에서 배터리 교환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3.03.1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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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배터리 2023'에 전시된 LG에너지솔루션 CIC '쿠루'의 배터리교환스테이션/사진=최경민 기자 '인터배터리 2023'에 전시된 LG에너지솔루션 CIC '쿠루'의 배터리교환스테이션/사진=최경민 기자


올해 7월부터 전기 오토바이의 배터리를 편의점에서 갈아끼울 수 있게 된다. 전기 오토바이 확산의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독립법인(CIC)인 쿠루(KooRoo)는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교환스테이션(BSS)을 오는 7월 런칭하는 것을 목표삼고 있다. BSS 서비스 협업 대상은 GS리테일이다.

전기 오토바이의 배터리를 '충전' 하는 게 아니라 '교환'하는 콘셉트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교환형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오토바이는, 오는 7월부터 GS25 편의점에서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다. 충전형 전기 오토바이의 경우 완충까지 약 3시간 걸렸는데 이 약점을 보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5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터배터리 2023'을 통해 쿠루의 이 서비스를 공개했다. 오토바이 좌석 아래에 있는 배터리를 끄집어내 편의점 앞에 위치한 BSS에 집어넣고, 완충돼 있는 다른 배터리를 선택해 오토바이에 장착하면 되는 간편한 시스템이다.

쿠루는 다음달부터 서울 강남 지역 GS25 편의점들을 중심으로 BSS 설치를 시작한다. 배달 수요가 많은 곳부터 공략하기 위한 취지다. 초기에 약 150기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교환형 배터리를 탑재한 오토바이 모델의 경우 현재 2개에서 올해 중 8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쿠루는 향후 배달 플랫폼들과의 협업 역시 추진하며 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배달 라이더는 2021년 기준 4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은 더 늘었을 게 유력하다. 수십만명에 달하는 배달 라이더들이 전기 오토바이를 몰 수 있게 된다면 상당한 탄소 감축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전기 오토바이의 경우 그동안 완충시 주행거리가 60~70㎞ 수준에 불과해 널리 퍼지지 못하고 있었다. 배달 라이더들의 경우 하루에 100~150㎞ 수준을 달린다고 한다. 긴 충전시간을 감내하면서 타기에는 경제성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를 동네마다 한 두 개씩 있는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교환할 수 있다면 전기 오토바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진다.

쿠루의 프로젝트는 3년 전부터 시작됐다. 소형전지사업부의 신사업개발팀에서 일하던 안 대표가 아이디어를 처음에 냈다. 지난해 8월 권영수 부회장이 'OK' 사인을 줬고, 10월 쿠루가 출범했다. 권 부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쿠루의 아이디어를 높게 산 것으로 전해졌다. 내연기관 중심이었던 오토바이의 전동화에 LG에너지솔루션이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홍덕 쿠루 대표는 '인터배터리 2023'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먼저 인프라를 설치하고, 시장을 함께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제 만들어나가는 시장이라 전망이 쉽지는 않지만, 전기 이륜차가 활성화되면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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