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친형 부부에 "저들"…분노하며 "이 사람까지 인격 살인"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3.03.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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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 4차 공판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 4차 공판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


"열심히 일했는데…내 이익은 없이 저들에게만 이익이 갔다"

방송인 박수홍(53)은 반년 만에 재회한 피붙이 친형과 그의 아내를 '저들'이라고 불렀다. 믿었던 가족에 대한 배신감, 잘못 알려진 정보로 인해 대중에게 받은 비난의 아픔 등이 모두 담긴 호칭이었다.

박수홍은 지난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횡령) 4차 공판에 증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박수홍은 지난해 10월 검찰에서 진행된 대질 조사 이후 약 6개월 만에 친형 A씨와 재회했다. 앞서 A씨는 2011~2021년 연예기획사를 설립해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박수홍의 개인 자산 등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박수홍 "가족이니까 원만한 해결 원했다…거절한 건 저들"
법정에 출석한 박수홍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친형 부부를 '저들'이라고 호칭했다. 가끔씩 형, 형수라고 부르기도 했으나 의식적으로 '저들'이란 단어를 많이 썼다. 또 형의 본명을 부르거나 피고인이라는 호칭도 사용했다.



박수홍은 횡령 혐의를 받는 친형 부부에 대해 "이 사건을 알게 된 후에도 마지막까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며 "그러나 저들은 갖은 핑계를 대고, 변명으로 일관하며 (대화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말 많이 노력했다. 이건 형제간의 문제니까 다시 웃으며 지낼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도 썼다"며 "(친형 부부는) 그걸 확인도 안 하고, 받지도 않았다. 끝까지 자신들의 횡령 혐의를 저에게 숨기려고만 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제가 고소를 진행하자 나와 내 곁에 있는 사람(아내)을, 사건의 본질과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인격 살인했다"며 "결과적으로 내게 이익이 되는 건 하나도 없이 저들에게만 이익이 갔다"고 토로했다.


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 4차 공판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방송인 박수홍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 4차 공판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당초 횡령 의혹 규모는 116억원…검찰은 "61억원 빼돌렸다"
박수홍 측은 당초 친형 부부가 10년간 약 116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이마저도 박수홍의 활동 기간 30여년 중 자료 유실 및 부족으로 입증이 불가능한 20년분을 제외한 금액이다.

그러나 검찰은 A씨 부부가 총 61억7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봤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381회에 걸쳐 박수홍의 개인 계좌에서 약 29억원을 빼돌렸다.

또 A씨는 2013년 3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실제로는 근무하지 않는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약 19억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이어 2015년 6월 어머니 명의로 서울 강서구의 부동산을 살 때 중도금이 부족하자, 법인(연예기획사) 자금 약 10억원을 빼내 사용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법인 자금 약 1억원을 빼돌려 부동산 등기 비용으로 쓰기도 했다. 법인 카드를 개인적인 일에 사용해 1억8000만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부부가 박수홍의 돈으로 자신들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불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와 관련 A씨 측은 일부 공소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 하지만 법인 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혐의에 대해선 부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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