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당국 "필요시 CS에 유동성 지원"…위기 차단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3.03.1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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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스위스 통화 당국이 위기설에 휩싸인 대형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에 대해 필요시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CS 주가가 이날 장중 30%대 폭락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 중앙은행(SNB)과 금융감독청(FINMA)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CS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들에 부과되는 자본 및 유동성 요건을 충족한다"면서 "만약 필요하다면 스위스 중앙은행은 CS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은행권 혼란이 스위스 금융권으로 번질 위험의 징후는 없다"며 "금융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상황을 주시하고 재무부와 밀접히 접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논의되는 옵션에는 이날 발표된 공개 지지 및 유동성 안전장치뿐 아니라 스위스 사업부 분리, 스위스 최대 은행 UBS그룹과의 연계 등 다양하다고 전했다.



스위스 당국 발표로 CS 주가는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CS는 이날 스위스증시에서 24.24% 추락한 1.7스위스프랑(약 2429원)에 마감했다. 뉴욕증시에선 14.14% 미끄러진 2.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스위스 2대 은행인 CS는 현재 투자자와 고객 신뢰 붕괴, 재무 건전성 우려 등에 직면한 상태다. 여기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금융주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데다 이날 CS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립은행이 CS에 더 이상 자금을 댈 수 없다고 밝히면서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추가 자본 확충에 실패할 경우 파산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진 것이다.

CS는 2021년 파산한 영국 그린실캐피널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4분기에는 1100억 스위스프랑 이상의 고객 자금이 유출됐다. 14일에는 연례 보고서 발표에서 "2021년과 2022 회계연도의 회계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며 불안감을 키웠다.


CS는 현재 회사 상황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악셀 레만 CS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지원은 "핵심이 아니다"라며 수익성을 내려는 회사의 노력은 미국의 작은 은행들을 강타한 심각한 유동성 문제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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