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관련 美은행 파산에…英은행 줄줄이 "거래소 입출금 규제"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3.03.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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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국의  냇웨스트 은행(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이 13일(현지시간) 돈세탁 규정을 지키지 않은 혐의로 런던의 서더크 크라운 법원으로부터 2억6480만 파운드(약 4137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사진 출처 : 英 인디펜던트> 2021.12.14[서울=뉴시스]영국의 냇웨스트 은행(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이 13일(현지시간) 돈세탁 규정을 지키지 않은 혐의로 런던의 서더크 크라운 법원으로부터 2억6480만 파운드(약 4137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사진 출처 : 英 인디펜던트> 2021.12.14


영국 대형은행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냇웨스트,NatWest)와 페이세이프(PaySafe)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입출금계좌 서비스를 중단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두 은행은 고객들의 코인 결제나 구매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냇웨스트는 코인거래소의 입출금을 막겠다는 발표와 함께 "고객들의 인생이 걸린 막대한 돈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시중은행인 페이세이프도 영국 내 바이낸스 거래소와의 입출금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은행들의 결정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파산 은행 3인조'(실리콘밸리은행·시그니처은행·실버게이트) 사태로 말미암아 금융당국과 코인업체간 연결고리가 더 약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FT는 분석했다.



최근 파산한 시그니처은행과 실버게이트은행은 오랜 기간 디지털 자산을 예탁금으로 받아줘, 코인 관련 업체들이 코인을 자산화 하는 일종의 '주요 루트'로 여겨져왔다. 미국 규제당국은 올들어 여러 차례 코인 비즈니스와 관련된 위험성을 경고해왔는데, 미국에서 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하자 이번에는 영국 대형은행들이 코인 투자자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먼저 냇웨스트는 코인 송금액을 제한했다. 일일 1000파운드(159만원), 한 달 내 5000파운드(792만원)이다. 또 신용카드로 코인을 사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앞서 지난달 HSBC은행과 네이션와이드가 신용카드로 코인 구매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조치에 동참하는 방식이다.

일련의 은행들의 규제강화 조치를 보면서 한 HSBC은행 관계자는 "영국 은행들이 코인에 대해 공동 단속을 시작한 것"이라며 "이미 미국에서 이같은 전략이 실행되는 걸 목격한 적 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에 영국 파운드화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페이세이프도 13일부터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다. 일단 신규고객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기존 고객은 5월 말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회사 측 관계자는 "코인에 대한 영국의 규제 환경은 '도전적'이라며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까지 글로벌 상위 자본시장이 바이낸스에 대한 현금화 규제에 나선 것을 두고 "이번이 (바이낸스의) 두 번째 고비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다"라고 미국 로펌 'JRD로' 설립자 조 릿시 도너휴는 말했다. 바이낸스는 아직 프랑스와 같은 유럽 일부 국가와 남아메리카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와 관련 바이낸스 측은 "페이세이프의 결정은 (바이낸스) 사용자의 1% 미만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달러 결제 중단은 월간 활성 사용자의 0.01%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은행들의 줄도산 사태는 코인을 새로운 비즈니스로 받아들이려던 신규 은행들에는 악재다. 데이터 전문기업 카이코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코너 라이더는 "미국 은행들이 코인 예탁에 대해 모호한 규제를 표방하며 시간을 끌고있다"며 "그럴수록 기업들은 결제구조가 쉽고 규제 여부가 명확한 해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미국은 규제가 있다. 다만 유럽은 명확한 규제를, 미국은 모호하지만 매일매일 새로운 규제 바람을 맞는 모양새"라며 "이런 상황에서 코인 조직 운영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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