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효과?···손보 의료자문부지급률↑, 장기보험손해율↓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3.03.1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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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지난해 상반기 중 급격히 증가한 백내장수술 과잉진료로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의료자문을 구하는 일이 잦아졌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이어져 손해보험사들의 역대급 실적에 이바지했다는 분석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주요 손보사들의 의료자문 부지급률이 2021년 대비 크게 높아졌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보험 지급 심사나 손해사정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소속된 전문의 등에게 보험금 청구 관련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행위다.



구체적으로 현대해상 (30,950원 ▲250 +0.81%)의 의료자문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은 2021년 상반기 2.71%에서 지난해 상반기 9.69%가 됐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 (95,100원 ▲900 +0.96%)은 9.65%에서 12.08%, KB손해보험은 4.33%에서 18.91%, 메리츠화재는 5.87%에서 7.21%, 한화손해보험 (4,895원 ▲40 +0.82%)은 6.91%에서 10.91%, 흥국화재 (4,190원 ▲65 +1.58%)는 3.8%에서 15.7% 등으로 높아졌다.

2020년 상반기 회사별 의료자문 부지급률이 △현대해상 3.29% △DB손보 4.73% △KB손보 3.57% △메리츠화재 0.8% △한화손보 8.65% △흥국화재 4.71%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상반기 의료자문 부지급률이 근래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백내장수술 실손보험청구 건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과잉진료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백내장수술 보험금 청구의 적정성 여부를 감별하기 위한 그물망을 예년보다 촘촘히 짰었다. 금융당국이 백내장수술 과잉진료에 의한 지급심사를 강화하면서 의료자문이 늘어나자 민원이 급증하고 있음을 우려하는 공문을 당시 각 보험사에 보냈을 정도다.

실제로 지난해 5월까지 국내 보험사들이 백내장수술에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740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2021년 한해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지급액 1조1165억원의 63.6%, 2020년 7937억원의 93%가 5개월여 만에 지급됐다.

일부 안과 병의원들이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공격적으로 진행한 백내장수술 '절판마케팅' 영향이 컸다. 2021년 일평균 수술 건수가 1575건이었던 백내장수술은 2022년에는 1월 1891건, 2월 2351건, 3월 3371건으로 급증했다.


실손보험 심사 강화는 지난해 손보사들의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장기보험 손해율은 81.2%로 전년대비 2.2%p(포인트) 좋아졌다. 아울러 현대해상은 85.3%로 1%p, DB손보는 81.1%로 3.5%p, KB손보는 83.1%로 3%p, 메리츠화재는 73.5%로 2.7%p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손보사들의 역대급 실적은 자동차보험과 함께 장기보험이 견인을 했다"며 "다만 민원 증가와 소비자 불만 이슈가 불거질 수 있어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촘촘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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