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 시대, 제조업체 엑소더스..."수출이 살길, 도와달라"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3.03.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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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년 동안 제조업체 10배 늘었다...값은 7분의1 토막
설비 투자 수억원...회수는 어려워
해외 수출이 살길이지만 현지 인증비용 수천만원..."정부 보조 있다면 큰 도움될듯"

오는 20일부터 버스와 지하철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약국과 병원을 빼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거의 사라져서 사실상 '노마스크'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스크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늘어난 마스크 제조 회사들은 노마스크 시대 연착륙을 정부가 보조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낸다.



코로나19로 수입 끊긴 중소기업들, 살길 찾아 왔지만...수억원 투자금 회수 어려워
'마스크 5부제'가 처음 시행된 2020년 3월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고 마스크를 사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마스크 5부제'가 처음 시행된 2020년 3월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고 마스크를 사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40대 중소기업 대표 김모씨에게 3년 전 마스크 사업은 '살길'이었다. 김 대표 회사는 20여년 경호 서비스를 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PGA·LPGA, 가수·아이돌 공연 등에서 경호했다. 코로나19(COVID-19)가 퍼지자 행사들은 취소됐다. 매출은 5%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에는 짊어지고 가야 할 직원 30여명이 있었다.

코로나19가 얼마나 갈지 예상하기 어려운 때였다. 5부제를 하고, 의료진과 의료 취약계층에게 먼저 공급할 정도로 당시 마스크가 부족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 생산 업체를 찾아 "남은 물량은 전량 정부가 구매할 테니 충분히 생산량을 늘려달라"고도 했다. 마스크 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소재인 부직포와 생산 기계만 있으면 마스크를 만들 수 있었다. 김 대표 회사는 2020년 9월 마스크 생산을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판매 허가를 받은 마스크 제조업체는 2020년 1월 137곳에서 이듬해 4월 1495곳으로 늘었다. 화장품, 연예, 유통, 건설, 철강 등 코로나19로 수입이 끊긴 기업들이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때 경호원, 화장품 개발자였던 사람들이 마스크 원단을 나르고, 지게차를 운전했다고 한다.

당시 식약처가 허가를 내주는 속도도 빨랐다고 한다. 마스크 업계 관계자는 "평소라면 수개월 걸렸을 허가가 한두달이면 나왔다"고 했다. 식약처 판매 허가를 받은 마스크 품목은 2020년 1월 1012개에서 이듬해 4월 554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마스크 가격은 4156원에서 약 590원으로 떨어졌다. 마스크 수급이 안정된 셈이었지만 마스크 업계 내부적으로 적잖은 기업들이 과도한 경쟁에 도산하고 있었다. 마스크끼리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후발 기업이 판로를 찾지 못하고 부도를 내는 일이 많았다.


노마스크 시대, 제조업체 엑소더스..."수출이 살길, 도와달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대중교통과 개방형 약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오는 20일부터 일반 약국과 병원 외 마스크를 써야 할 곳은 없다.

예상된 수순이었고,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탈출 전략을 세웠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마스크 제조업체는 지난해 3월 1683곳까지 늘었지만 지난 1월 1505곳, 이날 1485곳으로 꾸준히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일찍이 엑소더스(대탈출)가 시작됐었다"고 했다.

마스크 생산이 수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추가 생산해도 약국 등에 재고가 쌓여서 판매를 하기 어렵다고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을 멈추고, 설비·공장을 매물로 내놓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김 대표는 "기계를 돌릴수록 마이너스"라고 했다.

탈출이 쉽지는 않다. 실내 마스크 해제가 일찍이 예상됐기 때문에 기계 처분이 어렵다고 한다. 김 대표는 마스크 생산을 시작할 당시 기계 세대를 1억5000만원~2억원 수준에 매입했다. 여기에 200평 공장 부지를 빌리고 5~6년 차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며 총 10억원 가량을 투자했고, 사업을 유지했지만 결과적으로 2~3억원 적자를 냈다. 김 대표는 "처분을 해야 하는데 기계가 '종잇값'"이라며 "중소기업으로서 싼값에 처분하기가 심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

마스크 생산 설비. 소재인 부직포를 주름잡고 코 부위에 철사를 넣고 귀고리를 달고 포장을 한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전 한대당 가격이 2000~3000만원 수준이었는데 확산 직후 마스크 품귀 현상에 특수를 노린 제조업체들이 생기면서 1억5000만~2억원 수준으로 올랐다./사진제공=한국마스크산업협회.마스크 생산 설비. 소재인 부직포를 주름잡고 코 부위에 철사를 넣고 귀고리를 달고 포장을 한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전 한대당 가격이 2000~3000만원 수준이었는데 확산 직후 마스크 품귀 현상에 특수를 노린 제조업체들이 생기면서 1억5000만~2억원 수준으로 올랐다./사진제공=한국마스크산업협회.
해외 마스크 수요는 꾸준하다. 관건은 현지 정부 기관의 인증을 받는 것이다. 미국 FDA(식품의약청) 인증을 받으면 경제 우방국의 인증받기는 수월한 편이다. 가장 높은 FDA Class 2 등록비 등 인증 비용이 7400만원, 한 단계 낮은 Class 1 인증은 1400만원 수준이 든다.

조동휘 한국마스크산업협회 이사는 "코로나19를 이을 제2 호흡기 감염병이 터질 가능성이 있는데 마스크 산업 규모를 일정 수준 유지해야 지난 마스크 대란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며 "그러려면 마스크 기업들이 수출 등 활로를 열 수 있어야 하는데 중소기업들이 처음 해외 인증을 받을 때, 인증을 갱신할 때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울 수 있고 정부가 일부 부담을 지원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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