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오스틴법인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추진 현황과 사진을 27일 공개했다. 170억달러(약 21조원)가 투자되는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은 현재 땅 고르기 작업이 거의 완료됐으며 내부 도로 및 주차장 포장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반도체 산업은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6%, 전체 설비투자의 24.2%, 총 수출의 19.4%(단일품목 1위)를 차지하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최근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고, 반도체 생산시설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우리 정부가 대형 반도체 생산기지 유치를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평가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기존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부장 기업, '팹리스 밸리' 판교 등과 연계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만들어진다. '메모리-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전 분야를 하나로 연결하는 밸류체인은 한국이 메모리 1위를 넘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주도권을 쥘 기반을 마련할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절대 강자'다. 경쟁자와의 '초격차'를 유지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과제다.
그러나 삼성은 파운드리 분야에선 아직 '도전자'다. 업계 1위 TSMC를 빠르게 따라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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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58.5%, 삼성전자 15.8%로 격차는 42.7%포인트(p)에 달했다. 전 분기 격차(40.6%p)보다 시장점유율이 더 벌어졌다.
현재 5나노 이하급 초미세 파운드리 양산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TSMC 2곳만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Gate-All-Around)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지만, 캐파(CAPA·생산능력) 부족 등 물리적 한계로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삼성전자는 TSMC와 파운드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매출 측면에서 TSMC는 삼성전자를 3배 이상 앞서며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 평택과 미국의 오스틴, 그리고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신공장까지 포함해도 생산능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용인 파운드리 공장이 건설돼 가동되면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용인 클러스터를 통해 파운드리 캐파가 추가로 확보되면 삼성전자와 TSMC 간 진정한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