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실속 줄인 카드사, 임직원 잇속 챙겼다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3.03.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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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평균연봉 1.1억…전년比 9.7% 인상
적립·할인율 높은 '혜자카드' 줄줄이 단종
대부분 순이익 감소·연체율은 일제히 올라

/사진=정서희 디자인 인턴기자/사진=정서희 디자인 인턴기자


지난해 주요 카드사 임직원 평균 연봉이 대부분 1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가 소비자에 주는 혜택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임직원 연봉은 약 10% 뛰었다. 신한·삼성·현대 등 톱 3 카드사 대표이사는 평균 14억6000만원을 챙겼다.

14일 각 카드사가 공시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아직 자료를 발표하지 않은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의 임직원이 지난해 한 해 받은 평균 보수를 단순 평균하면 1억137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1억366만원보다 9.7% 증가한 수치다. 보수는 고정급과 성과급을 합친 금액이다.



평균 보수 1위는 삼성카드로 평균 보수는 1억3900만원에 달했다. 전년 1억3700만원 대비 1.5% 올랐다. 2위는 신한카드로, 평균 1억2800만원으로 전년 1억1800만원보다 8.5% 증가했다. 3위는 KB국민카드로, 전년보다 9.4% 오른 1억27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의 평균 보수는 전년 대비 2.7% 상승한 1억1300만원이다.

현대카드 평균 보수는 1억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보수가 1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으로, 전년 대비 상승률은 15.1%였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9800만원, 8400만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4.1%, 15.7% 올랐다.



대표이사 보수를 따로 표기한 신한·삼성·현대카드는 대표이사 평균 보수가 14억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가 합쳐서 성과급 9억1000만원을 포함해 총 28억4000만원을 받았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18억원, 임영진 신한카드 전 대표는 성과급 6억원을 포함해 12억원을 받았다.

카드사들이 임직원 보수를 10% 가량 늘렸지만 대부분 순이익은 줄었다. 카드사별로는 △하나카드 23.4% △국민카드 9.6% △신한카드 5.0% 등이 감소했다. 아직 실적 발표가 나지 않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연체율 역시 △우리카드 1.21% △신한카드 1.04% △하나카드 0.98% △KB국민카드 0.92% 등으로 일제히 올랐다.

카드사들은 소비자 혜택도 줄였다. 실제 지난해 카드사들은 카드 한도와 무이자 할부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적립과 할인율이 큰 '혜자카드'도 잇달아 단종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에 공시된 평균 연봉에는 작년 실적이 아니라 재작년 실적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며 "재작년엔 업황이 좋았기 때문에 성과급이 높게 책정됐는데, 임직원들이 지난해 성과급을 받으면서 평균 연봉이 전체적으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전 직원이 억대 연봉을 받는 건 아니"라며 "평균 보수에 임원이 받는 돈이 포함되기 때문에 착시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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