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금융시장에 껑충 뛴 금·은·VIX ETF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3.03.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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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의 여파로 금융시장이 출렁인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은 관련 상품들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나 변동성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들의 수익률이 올랐다. SVB 사태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나왔지만 물가가 크게 오를 경우 긴축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투자심리가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당분간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S&P500 VIX(변동성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 종목은 모두 10%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QV S&P500 VIX S/T 선물 ETN은 전일 대비 12.97% 오른 5880원에 마감했다. 신한 S&P500 VIX ETN 12.03% 오른 5820원, 삼성 S&P500 VIX ETN은 11.25% 오른 50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불안정성과 변동성이 커지면 오르는 VIX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일 S&P500 VIX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94% 오른 바 있다.

인버스 상품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KODEX 인버스, TIGER 인버스 등 대표적인 인버스 ETF들은 2%대 상승했고 코스닥 인버스 2X ETN 들은 4%대 올랐다. 미국 SVB 파산 여파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동반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수익률이 오른 것이다. 이날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심도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은 시세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3일(현지시간) 4월 물 금 선물은 2.64% 오른 1916.5달러에 마감했고 5월 물 은 선물은 6.91% 올랐다. 시장이 흔들리면서 금 선물 시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올랐는데 연초 주식시장이 상승하며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귀금속 관련 ETN 상품이 일제히 상승했다. TRUE 레버리지 은선물 ETN은 0.8% 올랐고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ETN 은 각각 9.9%씩 올랐다.

당분간은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VB사태가 빠르게 진정되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글로벌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금리 인상 중단이나 인하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해야 하는데 여전히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높다"며 "당분간은 연준의 정책기조 전환, 뱅크런 현상 진정 등 신용위험 해소를 확인하려는 관망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안정되지 않았다"며 "이날 예정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 통화긴축 강도를 낮출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반면 예상수준이라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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