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 4대금융지주인 하나금융지주 (41,950원 ▲300 +0.72%)(-3.86%), KB금융 (48,550원 ▲1,100 +2.32%)(-3.78%), 우리금융지주 (12,040원 ▲150 +1.26%)(-3.42%), 신한지주 (35,250원 ▲300 +0.86%)(-2.64%) 등도 주가가 빠졌다.
전날(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선 지방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직전 거래일 보다 61.83%,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도 같은 기간 47.06%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중앙은행인 씨티그룹(-7.45%), 웰스파고(-7.13%) 등도 하락 마감했다.
![[샌타클래라=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점 앞에서 대기하다가 입장하게 된 여성이 셀카를 찍고 있다. 예금주들은 돈을 찾기 위해 은행 밖에서 줄을 서서 대기했으며 연방정부는 SVB 예금주들이 인출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SVB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03.14.](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1415435981663_2.jpg/dims/optimize/)
지난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0조7000억원으로 직전달보다 2조7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중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3000억원 감소했다. 전월보다 주택담보대출이 줄은 건 2014년 1월 이후 9년1개월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대출잔액이 2013년 9월 이래로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신규 수신금리도 급격히 하락하면서 자금 예치 수요 또한 축소됐고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의 '은행권 조이기'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초에 있었던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요구가 무색하게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손실흡수 능력 제고를 위해 사실상 고배당 축소를 권고했다.
증권가는 당분간 은행주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면서 저가 매력이 부각됐으나 대내외적 여건이 아직 은행주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 사태가 다른 지역은행으로 확산될지 여부가 금융시장에 큰 관심사"라며 "(국내 은행주는) 규제 우려에 은행 펀더멘털 약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SVB 사태가 국내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거란 의견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은행들은 국내 은행들의 사업모델과 다르기 때문에 국내 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우려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국내 은행주들도 영향을 받을 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