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16일 수도권의 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관계자가 최근 한일 관계의 '해빙 무드'를 두고 한 말이다. 소부장 업계는 오는 17일 한일 주요 기업인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를 계기로 일본의 대일 수출규제 해제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이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부문의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국산 소부장 공급이 늘었지만, 여전히 일본 의존도가 높아 국산화에 한계가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은 오는 17일 일본에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하 BRT)'을 개최한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총 출동한다. 일본에선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스미토모화학 회장) 등 11명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2019년 7월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이른바 '3대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후 소부장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가 5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산화에 나섰으나,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당시 일본 수입 비중이 92%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지난해 기준 반도체 핵심소재인 포토레지스트의 일본 수입 비중은 여전히 77.4%다.
업계는 첨단 소부장 산업에서 일본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다른 공급선 확보가 어려워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산 소부장 수입이 늘었지만 니켈이나 리튬 등 1차 원자재 수입에 한정돼 있다.
공급망이 안정화되면 불화수소나 자동차 부품 등 국산화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2018년 3만 8000톤에 달했던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량은 지난해 기준 3000여톤까지 곤두박질쳤다. 양국 협력이 강화되면 국내 소부장 산업과 일본의 국제 분업화를 통해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의 부품 자급률을 더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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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용 노광 장비나 실리콘웨이퍼 등 일본산 구매가 불가피한 소부장은 수출 규제 시기에도 필요한 절차를 거쳐 사용해 왔다"라며 "벨기에나 중국, 자체생산 등으로 다변화하며 수입 비중이 상당 부분 줄었지만, 여전히 일본 의존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