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여파' 억만장자 찰스 슈왑, 자산 3.7조원 증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3.14 15:34
글자크기

'지분 6%' 찰스슈왑 주가, 유동성 우려에 3거래일 만에 32%↓

미국 증권중개업체 찰스 슈왑의 찰스 슈왑 창립자 /사진=블룸버그미국 증권중개업체 찰스 슈왑의 찰스 슈왑 창립자 /사진=블룸버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이 여전한 가운데 증권중개업체 창립자이자 억만장자인 찰스 슈왑의 자산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증권중개업체 찰스슈왑의 슈왑 창립자가 SVB 파산 여파로 올해 미국 억만장자 중 가장 많은 재산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슈왑 창립자의 재산은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무려 29억 달러(약 3조7831억원), 약 23%가 증발했다. 이는 그가 10년 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이름을 올린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현재 그의 재산은 100억 달러 규모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 183위에 기록됐다.



슈왑 창립자의 이번 재산 손실은 찰스슈왑 주가가 SVB 파산 여파로 곤두박질치면서 이뤄졌다. 이날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찰스슈왑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57% 빠진 51.91달러로, SVB 파산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던 지난 9일부터 3거래일 동안 무려 32%가 추락했다. 올해 하락률은 37% 이상에 달했다. 1971년 찰스슈왑을 설립한 슈왑 창립자는 회사 지분 6%를 보유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일주일 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된 찰스슈왑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13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일주일 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된 찰스슈왑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블룸버그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금융업계에서 억만장자의 자산이 이처럼 짧은 시간 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라며 "슈왑 창립자는 인도 억만장자 가우탐 암바니와 무케시 암바니에 이어 올해 전 세계 억만장자의 자산 손실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찰스슈왑의 주가 추락은 시장 트레이더들이 SVB 파산으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등의 위기에 놓일 금융기관을 평가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찰스슈왑의 만기 보유 채권 및 매도가능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미실현 손실은 280억 달러(36조6184억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찰스슈왑이 손실을 보고 채권을 매각할 경우 SVB과 비슷한 파산의 길을 밟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끝없이 추락하는 주가에 찰스슈왑은 13일 공식 성명을 내고 SVB 파산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등 파산은 없다며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피터 크로포드 찰스슈왑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회사는 약 1000억 달러의 현금과 연방주택은행 및 기타 단기금융 등을 통한 3000억 달러 이상 등 '상당한'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다"며 만기 전에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은 없다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려 했다.

또 "은행 예금의 80% 이상이 연방예금보험공사의 보험한도(계좌당 25만 달러)에 해당한다"며 고객들의 예금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월 말 기준 찰스슈왑이 보유한 고객 계좌는 170만개로 자산 규모는 7조3800억 달러로 집계됐다. 한편 회사의 공식 성명 발표 이후 찰스슈왑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41% 오른 53.68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