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전 11시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 2공장. 판넬·철골구조 등이 녹은 타이어와 엉겨 붙은 잔해 더미를 굴삭기가 분주히 움직이며 치우고 있었다. 소방대원과 소방차가 곳곳에 배치돼 호스를 통해 물대포를 뿜어냈고, 하늘에서는 헬기가 쉴 새 없이 날아들면서 잔불 정리를 했다.
지난 12일 밤 10시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2공장의 가류공정 성형 압출기계에서 시작된 불은 컨베이어 벨트의 통로 및 강풍으로 순식간에 2공장 전체로 번지면서 3물류창고까지 태웠다. 다행히 실종자나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2공장 내에 있던 21만개의 타이어가 불에 탔다. 하루 4만~4만5000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대전공장 전체가 가동을 중단했다. 이는 한국타이어가 국내외에서 생산하는 전체 타이어의 20% 수준이다. 화재로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그 주변으로 확산하기도 했다.

초진이 완료된 이후 18시간이 지났지만 곳곳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나고 있다. 인근 카페 사장 B씨는 "바람에 따라 탄내가 심하다"며 "대피까지는 안 했지만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불편해했다"고 밝혔다. 차량 정비소를 운영하는 김모씨(65)도 "오늘은 그나마 좋은 상황"이라며 "어제는 손님을 돌려보내기 바빴다"고 했다. 그는 "냄새 때문에 서 있기도 힘들었는데 헬기가 뿌리는 물에 분진까지 묻어 차량 정비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화재 초기 현장을 목격한 한국타이어 직원들은 2공장 가류공정 성형 압출기계 인근 지하 1층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는데, 화재로 지하가 붕괴하면서 감식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합동감식반은 소방 설비 작동 여부를 파악하고 CC(폐쇄회로)TV를 확보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잔해물을 완전히 걷어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하 1층은 라인 기계 설비 등이 있던 곳"이라며 "사람이 들어가는 곳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동감식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본 뒤 절차에 따라 공장 재가동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