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의 믿을 구석…그 기술료 아직 1조 남았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3.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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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믿을 구석…그 기술료 아직 1조 남았다


SK바이오팜 (83,300원 ▼1,700 -2.00%)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기술수출 관련, 회사가 추가로 수령 가능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이 총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후 지역별로 임상 완료와 판매 허가, 상업화 등 단계에 따라 해당 금액이 순차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것. 마일스톤이 유입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에 동시 반영돼 일회성으로 실적이 개선된다.

이 때문에 연도별로 기저효과가 발생해 연간 실적이 요동치는 효과가 나타나곤 한다. SK바이오팜의 실적은 세노바메이트 판매확대 등에 따라 올해 4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마일스톤 유입에 따라 올해 이후로 연간 실적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 기술수출에 따라 추후 수령할 수 있는 총 마일스톤 규모는 약 98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수출 지역 기준으로 일본의 잔여 마일스톤 규모가 약 4700억원으로 가장 크다. 일본 기술수출 계약은 2020년 일본 오노 파마슈티컬과 체결됐는데 당시 약 500억원을 계약금으로 받았다. 이 계약금을 제외한 남은 마일스톤이 4700억원이다.



유럽 마일스톤은 약 4200억원으로 일본 다음으로 규모가 컸다. 2019년 계약 체결로 1300억원을 수령했고 2021년 3월 유럽 규제당국의 시판 허가에 따라 약 1440억원을 마일스톤으로 받았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마일스톤이 현재 기준으로 4200억원 규모다. 이 밖에 브라질·멕시코 450억원, 캐나다 200억원, 중국 195억원 등에서 마일스톤을 추가로 수령할 수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마일스톤 수령 시점이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지역은 일본과 중국이다. SK바이오팜은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540명을 대상으로 세노바메이트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 3상이 완료된 시점에 잔여 마일스톤 중 일부가 유입되고, 이후 해당 국가에서의 허가와 상업화 단계에 따라 순차적으로 잔여 마일스톤이 유입되는 구조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임상 3상은 2024년 마무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시점 이후로 마일스톤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유럽 마일스톤은 유입 시작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2021년 3월 유럽에서 허가를 받은 세노바메이트는 현재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총 15개 국가에서 판매가 진행 중인데, 잔여 마일스톤 수령 조건은 현지 매출 실적과 연계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정도의 매출 실적이 충족돼야 하는지는 기술수출 계약에 따라 공개가 안된 상태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 현지 처방 확대 속도가 빠르면 조기 수령이 가능할 테지만 그 반대도 생각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처방 속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1조원에 육박한 마일스톤이 순차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 SK바이오팜의 실적도 긍정적 영향을 받는다. 통상 마일스톤 유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동시 반영돼서다. 유입된 만큼 현금이 늘어나고 이는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할 실탄이 된다.

하지만 연간 실적이 마일스톤 유입 시점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SK바이오팜은 2021~2022년 실적 급등락을 경험했다. 2021년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유럽 허가 마일스톤 1235억원과 캐나다 기술수출 계약금 260억원 등을 수익으로 반영했는데, 당시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1510.24%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2년 마일스톤 유입이 끊기자 곧바로 매출이 2021년 대비로 41.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다시 적자전환했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의 실적이 올해 4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SK바이오팜은 대규모의 기술료 유입 보다는 세노바메이트 중심의 매출 성장과 판매관리비 관리로 4분기 흑자전환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 판매 확대로 앞으로 실적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남은 대규모 마일스톤이 어느 시점에 어떻게 반영되느냐가 연간 실적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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