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양자경(량쯔충) /사진=양자경 인스타그램 캡처](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1411411353751_1.jpg/dims/optimize/)
배우 양자경(량쯔충, 미셸 여)이 61세의 나이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번 수상은 할리 베리에 이어 유색 인종으로는 두 번째이며, 아시아계 및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로는 최초다.
이는 량쯔충이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덕분으로 보인다. 그는 영화 '게이샤의 추억', '미이라 3: 황제의 무덤' 등이 대중들로부터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다양한 작품에 도전했고, 그 결과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영화 '예스마담' 속 배우 양자경(량쯔충) /사진=네이버 영화](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1411411353751_2.jpg/dims/optimize/)
량쯔충은 1983년 미스 말레이시아에서 우승하면서 연예계로 들어섰다. 그는 성룡과 CF를 찍은 것을 계기로 홍콩에서 활동하게 됐고, 1985년 개봉한 '예스 마담'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액션 연기를 본인이 직접 소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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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87년, 사업가와 결혼하며 연예계를 잠시 떠나게 됐다. 5년간 공백을 가졌던 그는 1992년 이혼 후 화려하게 영화계로 복귀했다. 일각에서는 량쯔충의 은퇴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작품을 계속 찍던 홍콩 배우들은 지나친 이미지 소비로 인해 하락세를 탔기 때문이다.
![영화 '007 네버다이' 속 배우 양자경(량쯔충) /사진=네이버 영화](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1411411353751_3.jpg/dims/optimize/)
그는 007 시리즈 '네버 다이'에 본드걸로 출연해 기존의 본드걸과 다른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했다. 본드와 함께 격투 장면을 소화하면서 "본드걸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을 이름을 알린 그는 1997년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50인' 중의 한 사람으로 뽑히기도 했다.
아쉬운 흥행 부진→'제2의 전성기' 도약
![영화 '미이라 3 : 황제의 무덤' 속 배우 양자경(량쯔충) /사진=네이버 영화](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1411411353751_4.jpg/dims/optimize/)
영화 장쯔이, 공리 등과 함께 출연한 영화 '게이샤의 추억'은 "동양에 대해 무지한 서구인의 환상이 만들어낸 할리우드 영화"라는 혹평을 받으며 제작자와 감독의 이름값 대비 아쉬운 흥행 성적을 받아들이게 됐다. 이후 출연한 영화 '미이라 3: 황제의 무덤', '검우강호' 역시 평론가와 대중을 모두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2017년 스타트렉 TV 시리즈인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에서 필리파 조지우 역을 맡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극 중 중국계 말레이시아 억양이 강한 영어를 구사하며 "아시아계 정체성을 잘 살렸다"는 극찬을 받게 됐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속 배우 앙자경(량쯔충) /사진=네이버 영화](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1411411353751_5.jpg/dims/optimize/)
2021년에는 마블 유니버스에 합류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잉난 역할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출연 분량은 많지 않았으나 같은 조연인 양조위와 함께 주연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양자경, '에에올'을 만나다…여성 문제 관심 호소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속 배우 양자경(량쯔충) /사진=네이버 영화](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1411411353751_6.jpg/dims/optimize/)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미국에 이민 와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양자경)이 세무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키 호이 콴)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당초 제한적으로 개봉했으나 호평이 이어지면서 북미 전역으로 확대 개봉했고, 량쯔충을 2022년 12월 타임지 '올해의 아이콘'으로 선정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량쯔충에게 수많은 트로피를 안게 해줬다.
그는 △제47회 새턴상 여우주연상 △제94회 미국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 △제80회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제29회 미국 배우조합상 여우주연상 등을 비롯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아시아 여성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게 됐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양자경(량쯔충) /사진=양자경 인스타그램 캡처](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1411411353751_7.jpg/dims/optimize/)
이어 "이 상을 우리 엄마와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바친다"며 "그분들이 바로 영웅이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누구도 오늘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가 만들어진 순간이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수상 소감에서도 여성을 강조했던 그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자신에게 모인 관심을 여성 문제로 돌려달라고 부탁했다.
량쯔충은 "내 직업 생활에서 잊을 수 없는 이 순간에 감사하면서도 전 세계의 주목을 나에게서 전 세계의 관심을 끌 만한 문제로 돌리고 싶다"며 "위기는 기존의 깊은 불평등을 드러낸다. 가난한 사람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여성 리더십과 여성의 교육에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나는 60세이고 이제 막 생애 첫 오스카상을 수상했다. 내가 만난 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여성 영웅들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내 직업상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여성 영웅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