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고령운전 車사고···보험사도 머리 싸맸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3.03.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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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운전대 못 놓는 노인들⑦

편집자주 전북 순창에서 70대 운전자가 조작 미숙으로 큰 사고를 냈다. 사상자가 20명이나 된다. 최근 이 같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한 당국과 산업계, 당사자인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늘어나는 고령운전 車사고···보험사도 머리 싸맸다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증가는 자동차보험을 파는 손해보험사들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아직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갈수록 고령화되는 사회구조를 감안하면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70세 이상 운전자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체 평균 대비 2~3%p(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자동차보험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4대 손보사(삼성화재 (277,500원 ▲500 +0.18%)·현대해상 (29,150원 ▼200 -0.68%)·DB손해보험 (87,500원 ▼1,300 -1.46%)·KB손해보험)의 손해율은 일반적으로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이다. 통상 1~2%p 차이로 자동차보험 영업 관련 흑자와 적자가 나뉘는 상황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손해율 차이라는 게 손보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까지 고령운전자의 비중이 높지 않다. 전체적인 손해율이나 순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증가는 일부 세대의 문제가 아닌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 사회 구조가 급격히 고령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어서다. 머지 않아 노인 운전자가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주요 계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70세 이후 교통사고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위험도는 교통사고 건수 대비 인명피해 수준(부상 신고자, 경상자, 중상자, 사망자)에 가중치를 부여해 모든 사고 심각도를 부상 신고자로 환산해 비교하는 개념이다.

지난해 9월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60~64세의 교통사고 위험도 수치는 15.2였다. 65~69세도 16.0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70~74세가 되면 교통사고 위험도가 16.94로 울라가고, 75~79세가 되면 18.81로 급격히 뛴다. 80~84세가 되면 23.18로 악화되고, 85~89세의 교통사고 위험도도 26.47에 이른다.


교통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시력저하·안과질환 △청력저하·이비인후과질환 △순환계질환 △신경계질환 △근골격계질환 △정신계질환 등의 발병률이 해당 연령대에서 증가하는 점이 교통사고 위험도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연구소는 주장했다.

현재 일부 손보사들은 65세 이상 고객이 도로교통공단에서 실시하는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고 인지기능 검사 조건을 충족하면 5%가량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같은 인센티브 제도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통계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60~70세까지의 규제는 완화하고 70세 이후 운전 안전대책은 보다 기준을 높여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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