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은 대형투수 쏟아질까' 한국, 美·日 투수코치한테 배워야 산다

스타뉴스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2023.03.1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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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 /사진=WBCI(WBC 조직위원회) 제공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 /사진=WBCI(WBC 조직위원회) 제공


[도쿄(일본)=김우종 스타뉴스 기자] 이제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는 계속 찾아올 것이다. 다음 대회는 2026년에 열린다. 반드시 명예 회복을 해야 한다. 3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KBO(한국야구위원회)와 KBO 리그 10개 구단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제5회 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 대표팀은 1라운드에서 2승 2패를 기록, 조 3위로 탈락의 쓴맛을 봤다.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이라는 위업을 세웠던 한국 야구였다. 그러나 2013년과 2017년,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떠안았다.



이번 대회서 한국은 공격력보다 투수력에 약점을 노출했다. 불펜으로 나온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꽂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자꾸 공이 손에서 빠지는가 하면, 높거나 가운데로 몰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몸이 아직 확실하게 올라오지 않은 투수들도 많았다. 결국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도 던질 수 있는 상태의 투수들만 계속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마운드다. 특히 단기전에서 투수력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와 1차전에서도 투수들이 좋았다면 4-2로 앞선 상황에서 지키는 야구를 펼쳤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제 KBO 리그는 젊고 좋은 투수들을 전문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유능한 재원은 많다. 이번 대표팀에 참가했던 젊은 미래들로 구창모와 이의리를 비롯해 박세웅, 원태인, 소형준, 곽빈, 김윤식, 정철원, 정우영, 고우석 등이 있다. 또 한화의 문동주와 김서현, 키움의 장재영도 잠재력을 갖고 있는 소중한 자원들이다. '학폭' 이슈로 이번 대표팀에서는 외면받은 안우진도 포함돼 있다.

원태인이 지난 10일 한일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스1원태인이 지난 10일 한일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결국 이들을 대형 투수로 성장시키는 게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구단의 지도자들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 야구를 보여줄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 등은 모두 시속 150~160㎞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려댔다. 왜 일본 투수들은 제구력이 뛰어나고, 강속구 투수들이 쏟아지는지 한국은 철저하게 공부하고 분석해야 한다.

KBO 차원에서 교육리그를 열어 젊은 투수들을 가르치는 것도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큰 힘이 될 수 있다. 당장 미국과 일본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코치들을 초빙해 몇 날에 걸쳐 세미나를 열고 배워야 한다. 어린 투수들은 물론, 각 팀의 모든 투수코치가 세미나에 참석해 치열한 토론을 해야 한다. 코치들이 배워야 선수들한테 가르칠 수 있다. 그런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것이 곧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국제대회를 앞두고 전체적인 대회 전략을 잘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는 호주전 패배가 가장 뼈아팠다. 한국시리즈 7차전처럼 호주전에 모든 것을 올인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단 2라운드 진출이 최우선 목표인 상황에서 한일전보다 더욱 중요한 건 호주전 승리였기 때문이다. 호주만 잡았다면 일본에 패하더라도 3승 1패로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모든 야구인이 팬들한테 죄송한 마음을 갖고 반성해야 한다. 지도자와 선수, KBO와 구단 프런트를 비롯한 리그 전체의 잘못이다. 이제 안일하게 '잘하겠지' 하는 생각은 그만해야 한다. 확실한 방향과 전략을 갖고 다음 대회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웅이 12일 체코전에서 5회 투구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박세웅이 12일 체코전에서 5회 투구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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