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호실적, 반짝 효과였어요"..올해가 두려운 제지업계 투톱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3.03.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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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호실적, 반짝 효과였어요"..올해가 두려운 제지업계 투톱


제지업계 '투톱' 한솔제지 (10,420원 ▲100 +0.97%)무림페이퍼 (2,125원 ▼5 -0.23%)의 지난해 실적이 나란히 대폭 증가했지만 '반짝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황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고환율과 가격 인상의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펄프값 인상 등 악재가 반영되면 당장 올해 1분기 역성장할 가능성도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 2조4579억원을 거뒀다. 전년 1조8342억원보다 34%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302억원으로 전년 694억원보다 114.4% 늘었다. 업계 2위 무림페이퍼의 지난해 매출도 1조3991억원으로 전년 1조552억원보다 32.6% 늘었다. 영업이익은 963억원으로 전년 298억원보다 223.1% 급증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호실적이다. 하지만 제지업계는 긴장한 분위기다. 당장 올해 1분기 실적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실적 호재가 '반짝 효과'였다는 설명이다.

제지업계는 지난해 실적 상승을 △고환율 △가격 인상 효과로 설명한다. 지난해 미국의 고금리 기조에 원-달러 환율이 올랐고, 자연스럽게 수출 기업은 매출 증가 효과를 봤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 매출 약 8269억원을 거뒀다. 전년 한 해 동안의 해외 매출 8103억원을 넘어섰다. 수출은 한솔제지 전체 매출에서 전반 가량을 차지한다.



가격 인상도 있었다. 종이의 원료인 국제펄프(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 값은 지난해말 톤당 1000달러를 넘었다. 지난해 1월 톤당 675달러에서 52% 이상 뛰었다. 지난 1월 가격은 970달러로 떨어졌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향 안정화'한 상황이다.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는 지난해 1월에 기준가 대비 7%, 5월에 15% 종잇값을 인상했다. 이어 9월에 중간 도매업체들에게 적용하던 할인율 7%를 삭감해 사실상 가격을 추가 인상했다. 자연스럽게 매출이 올랐다. 가격을 두 차례 인상한 후 지난해 1~2분기 한솔은 전년보다 매출은 38.1%, 영업이익은 109.1% 올랐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고환율 효과는 떨어지고 종이 상품 수요는 꾸준히 적은 상황이다. 한솔제지는 지난 1일 백판지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지만 상황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솔제지는 내부적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2위 무림페이퍼 상황도 마찬가지다. 무림페이퍼도 작년 호실적은 고환율과 단가 인상이 실적 향상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펄프값과 수요 감소는 여전히 악재다. 무림페이퍼는 국내 제지업체 중 유일하게 계열사 무림피앤피가 펄프를 생산하지만 생산 공장 세 곳 중 한곳만 자체 생산한 펄프를 사용해서 펄프값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아직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관한 내부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며 "펄프 용기 등 친환경 제품 판매 등으로 올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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