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VS메리츠證 분쟁...OEM펀드 뭐길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3.03.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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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사옥메리츠증권 사옥


롯데손해보험이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펀드 손실과 관련한 민사 소송과 금융감독원 민원을 제기한 가운데, OEM펀드 여부가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OEM펀드는 증권사 등 펀드판매사가 자산운용사에 요청해 만든 펀드로 자본시장법상 불법이다. 롯데손해보험 측은 OEM펀드로 의심하는 반면 메리츠증권은 반박하는 가운데 당국의 조사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롯데손해보험이 제기한 메리츠증권 '하나대체투자미국발전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호' 펀드 관련 민원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롯데손해보험은 메리츠증권이 지난 2019년 1월 미국 텍사스주 소재 발전소 관련 투자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담보구조의 위험성, 발전소 현금흐름의 민감성 등에 대해 고지하지 않고 판매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양 측의 공방이 위험고지가 이뤄졌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OEM펀드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감원의 첫 조사에서도 OEM펀드 여부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OEM펀드란 증권사가 운용사에 요청해 만드는 펀드를 뜻한다. 증권사가 펀드 설계와 운용에 직접 관여하게 될 경우 셀다운 등 판매과정에서 지급되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은 불공정거래가 될 가능성이 높아져 자본시장법에선 이를 금지하고 있다. 롯데손보 측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펀드 운용사지만, 사실상 메리츠증권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은 "운용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이 건은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해 운용에 관여한 바가 없다"며 "총액 인수 역할만 수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전에 구조화 작업에 있어서 수차례 미팅,설명회, Q&A(질의응답)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도 OEM펀드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OEM펀드에 대한 기준을 확대하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논란이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OEM펀드 의혹이 사실일 경우 자본시장법을 어기게 되는 셈"이라며 "금융당국이 OEM펀드 조성 여부의 사실 확인을 위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메리츠증권 및 블랙스톤 사이의 협의 내용을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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