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승 일진제강 대표가 심리스 강관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일진제강
지난 9일 머니투데이가 찾은 일진제강 임실공장은 전주역 KTX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다. 전주 임실 농공산업단지를 대표하는 곳이다. 부지면적은 13만㎡(약 4만평) 규모다.
달궈진 강철 원통의 가운데에 구멍을 뚫고, 조금씩 늘려가며 수차례 압연을 반복하면 심리스 강관이 만들어진다. 단순해 보이지만 끊어지지 않으면서도 단단한 성질을 유지하는 게 핵심 기술력이다. 가열로에 들어가는 원재료가 3m에서, 모든 공정을 마치고 나면 100m까지 30배 넘게 늘어난다. 냉각 후 다듬는 과정까지 완전 자동화 공정이 적용됐다.
일진제강 임실공장에 완성된 심리스 강관 제품./사진=이재윤 기자
문 밖을 나서 이동한 바로 옆 공장은 분위기가 또 다르다. 신사업을 준비하는 기술개발이 한창이었다. 일진제강은 심리스 강관 제작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모터·에어백 부품과 원자력·수소 등 에너지 사업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무게를 줄이면서도 단단한 소재 특성을 살렸다.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일진제강은 조만간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부지도 이미 마련돼 있다. 26만㎡(약 8만평) 규모 유휴 부지에 심리스 강관 생산시설 증설과 신사업 공장도 마련할 방침이다. 일진제강 미국 판매법인이 위치한 텍사스주 휴스턴에 공장 설립도 계획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MARC에 따르면 전 세계 강관 수요는 약 800억 달러(약 100조원) 규모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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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제강의 발목을 잡고 있던 규제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심리스 강관 주요 수출국인 미국은 국가별로 철강 쿼터(섹션 232)를 두고 있는데, 한국은 4대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를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일진제강은 철강 쿼터에 묶여 연간 최대생산량 30만톤의 3분의 1만 공급하고 있다. 심 대표는 "작은 기업에도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