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미국 금융시스템에 큰 영향 없을 것-현대차증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3.1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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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an walks along Wall Street in New York September 18, 2008. REUTERS/Eric Thayer/File PhotoA man walks along Wall Street in New York September 18, 2008. REUTERS/Eric Thayer/File Photo


현대차증권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은행 파산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13일 분석했다.

지난 9일 SVB는 210억달러(27조8000억원) 규모의 채권 포트폴리오를 매각하면서 18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채권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은 미국채였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면서 채권에 상당한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SVB는 채권 매도로 생긴 손실을 메우기 위해 22억5000만달러의 증자 추진을 밝혔고 시스템 리스크 위기가 커지자 SVB를 비롯해 주요 금융주들의 주가는 폭락했다.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을 우려한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 SVB를 폐쇄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번 사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실리콘밸리의 VC(벤처캐피탈), 스타트업 성장기업들의 수익성이 작년부터 둔화하며 SVB 예금 인출이 잦아졌고 SVB는 예금 지불을 위해 투자 자산을 일부 매각해야 했다"며 "그러나 해당 은행의 포토폴리오의 절반가량은 미국채였고, 미국채 금리 급등에 보유하고 있던 자산 가격이 낮아지며 결국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미국 내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 조달 이슈를 한 동안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실리콘밸리에서는 1∼2주 단위로 급여를 지급하게 되는데, 도산 가능성이 높은 벤처 기업들은 급여 지불에 차질을 빛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해당 리스크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규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금융위기 이후 미국 내 모든 은행들의 건전성은 매년 실시되는 스트레스 테스트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VB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지만 대형 은행의 자산규모는 SVB보다 10배가량 많다"며 "무엇보다 해당 리스크가 장기화 된다면 미국 정부가 일정 부분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로 연준의 긴축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 현상) 이벤트가 나타날 가능성을 높여준 첫 사례"라며 "향후 연준의 금리 인상경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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