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WE 2030까지 그린수소·재생에너지 발전사업 70조원 투자계획..韓, 아시아 파트너 될까RWE는 한국으로 치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를 합쳐놓은 조직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도 손꼽히는 에너지 공룡이다. 화석연료 중심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었 RWE도 화두는 당연히 녹색에너지로 전환이다. 2030년까지 에너지 전환에 70조원(500억유로)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그 계획의 한 축은 그린수소(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제로인 수소)이며, 다시 그 핵심 방법론이 해상풍력 발전이다.
여야가 각각 발의한 해상풍력특별법은 세부 내용이 일부 다르나 해상풍력 사업 인허가 간소화 등 큰 틀에서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존스 지사장은 "한국 정부가 2036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목표를 30%대로 정한 것도 좋은 신호"라 밝혔다.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분명한 재생에너지 목표를 공표했다는 점에서다.
존스 지사장은 '한국의 풍속 등 자연환경이 풍력발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상풍력의 스케일업(Scale-up·규모 확대)을 위해 풍력 터빈 기술이 중요한데, 현재 발전된 기술 덕분에 풍속이 유럽보다 다소 낮아도 터빈을 돌릴 수 있어 한국의 입지는 충분히 좋다"고 설명했다. 또 "해상풍력에서 전력공급 규모를 늘리는데 가장 중요한 건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진출한 국가에서) 그저 해상풍력 단지를 짓고 떠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급망을 발전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며 한국 해상풍력 시장 진출 방향을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 산업계는 해상 풍력 발전 단지를 건설·운영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인프라와 장비를 제공하는 데 가장 능력이 있는 곳일 것"이라 했다. 한국 내 해상풍력 발전이 확대될 때 한국 제조업체들이 공급망에서 역량을 발휘할 가능성에 주목한 발언이다. 한국 기업들은 하부구조물·해저 케이블은 물론 철강 등 핵심 재료를 세계적인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에 공급해 왔다.
"RWE 2030년까지 전세계 30여 그린수소사업 예상..韓 해상풍력 발전단지 시급"

풍력과 수소는 한국에서도 미래에너지의 두 키워드다. 되른회퍼 총괄부문장은 "한국엔 해상풍력발전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게 무엇보다 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원자력발전을 제외하고 친환경 전기를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해상풍력발전이라는 거다. 존스 지사장도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며, 해상풍력을 통해 생산된 수소는 철강·화학·시멘트·모빌리티 등에 폭넓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RWE는 풍력+수소 결합 에너지 전환의 글로벌 톱 기업이다. 전세계 30개 이상 그린수소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데 독일 서부지역에서 수전해 용량증대 및 산업단지와의 배관연결이 결합된 콘셉트의 GET H2, 독일 전역에 그린수소 네트워크를 만드는 허큘리스(H₂ercules), 해상풍력에서 바로 수소를 생산하는 아쿠아 벤투스(AquaVentus) 등이 대표적이다. RWE가 한국 기업들과 협력 타진에 나섰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지난해 10월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비즈니스위크 전시장 내 RWE 부스엔 협력을 원하는 한국 기업들이 연이어 방문,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특히 RWE가 실증사업들을 통해 경험을 축적해 가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상대적으로 먼 바다에 설치가 가능하다. 한국처럼 연근해 바람이 약하고 지역주민의 반대가 심한 지역에선 더 유용할 수 있다. 되른회퍼 부사장은 "다만 부유식 해상풍력은 고정식 해상풍력보다 설비 비용이 커 아직은 기술이 도약하는 단계이며, 상업운영을 목표로한 대규모 단지 개발과정이 이제 막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며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부유식 해상풍력입찰에서 1.6GW 에 달하는 단지개발권을 낙찰받는 등 유의미한 성과가 있다"고 했다
부유식 해상풍력을 통한 대규모 수소 생산이 가능해지면 그린 수소 상용화에 핵심적인 전환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에서 수소를 만드는 건 운송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경제적이다. 먼 바다에서 대규모로 수소를 만든 뒤 이를 하나의 수송관으로 나를 수 있어 내륙에서 수소를 생산해 여러 개의 케이블로 운반하는 것 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서다.
되른회퍼 총괄부문장은 "부유식 풍력 발전으로 대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는 건 대략 2030년경이 될 것"이라며 "이를 수전해와 연결(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것도 이 때쯤이 될 것"이라고 했다.
되른회퍼 총괄부문장은 그린수소 상용화를 위해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경쟁력이 생기고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수준까지 가격이 낮아지기 위해서는 올바른 지원이 필요하다"며 "규제와 정책, 자금지원 등이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쪽으로 설계돼야 상용화 시점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의지와 별도로 이미 각국의 변화는 시작됐다. 되른회퍼 총괄부문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에너지 측면에서 볼 때 정부 지원의좋은 예"라며 "미국 정부의 조치로 그린수소가 그레이수소만큼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으며, 이러한 지원정책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돼 산업의 육성 및 시장의 예측가능성이 향상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