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에드먼(왼쪽)과 라스 눗바. /사진=OSEN
한국 야구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2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4-13으로 대패했다. 한국은 전날 호주전(7-8 패)에 이어 2연패를 기록 중이다.
어머니가 한국계인 에드먼은 WBC 규정에 따라 한국 대표팀으로 나갈 수 있었다. 2021년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수비와 두 자릿수 홈런, 30도루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타격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에 에드먼은 일본전에도 전날과 똑같이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날 일본 선발로 나온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메이저리그(MLB) 통산 타율 0.375(16타수 6안타)를 기록한 것도 경기 전망을 밝게 했다.
1회 초 첫 타석에 들어온 에드먼은 다르빗슈의 3구째 높은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어 3회 초에는 다르빗슈의 실투성 변화구를 공략해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토미 에드먼(왼쪽)이 7회 초 아웃을 당한 후 고개를 숙이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후로도 불안한 모습은 이어졌다. 3-4로 역전을 허용한 3회 말 1사 1, 2루에서 일본 오카모토 가즈마(27·요미우리)의 직선타를 잡은 원태인(23·삼성)이 곧바로 2루 주자를 잡기 위해 송구했다. 그러나 송구를 받은 에드먼은 이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1루로 던지지 못한 원태인의 판단도 아쉬웠지만, 에드먼의 포구는 기본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5회 말 선두타자 최정(36·SSG)이 나가며 만들어진 무사 1루에 에드먼은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보내기 번트를 제대로 대지 못했고, 결국 바깥쪽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어 3번 이정후(25·키움)의 2루타가 나왔다는 점에서 에드먼이 진루타도 못 친 건 뼈아픈 일이었다. 에드먼은 7회 4번째 타석에서도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날 에드먼은 4타수 무안타 1실책으로 경기를 마쳤다. 공·수에서 모두 메이저리거의 위용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가 침묵하며 한국 타선도 활로를 뚫지 못했고, 결국 대패로 한일전을 마치게 됐다.
에드먼의 부진은 하필 세인트루이스 팀메이트이자 이날 경기에서 일본의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나온 눗바와 비교됐다. 그는 3회 말 무사 1, 2루에서 중견수 앞 적시타를 터트리며 일본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눗바는 6회에도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며 5득점 빅이닝의 발판을 마련했다. 7회에는 우익수 앞 안타를 때린 후 송구가 3루로 가는 사이 2루로 돌진하는 센스 있는 주루도 선보였다.
라스 눗바(맨 오른쪽)가 5회 초 김하성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고 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정민철(51) MBC 해설위원은 "한국이 에드먼을 받아들일 때는 환영을 했고, 눗바와 온도 차가 있었다. 그런데 눗바는 본인이 퍼포먼스로 극복을 했다"며 두 선수의 현재 상황을 짚었다.
해줘야 될 선수가 해주지 못한 한국은 라이벌 일본에게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2패를 떠안은 한국은 이제 사실상 2라운드 진출이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