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의 VRN07은 체내 이상 세포 증식으로 종양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을 타깃하는 약물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의 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Osimertinib)가 3세대 EGFR 치료제라면, 보로노이의 VRN07은 4세대 EGFR 치료제로 볼 수 있다.
오릭파마슈티컬즈는 앞서 2021년 전미암학회(AACR)에서 VRN07의 연구실 실험 결과를 발표했는데, 비소세포폐암의 30~50% 환자에서 발생하는 뇌전이 폐암 모델에서 경쟁 물질을 압도하는 약효를 확인했다. 임상 1/2상 결과를 토대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가속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VRN07이 임상 1상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결과를 확인할 경우 보로노이의 신약 후보물질 플랫폼의 역량을 증명하는 중요한 이벤트가 될 수 있다. 보로노이의 또 다른 EGFR 치료제 VRN11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VRN07이 EGFR Exon20 INS(EGFR 20번째 아미노산 그룹의 삽입)를 타깃한다면 VRN11은 EGFR C797S 타깃한다. 타그리소의 내성으로 발생하는 돌연변이인 C797S를 표적하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아직 같은 기전으로 시판된 약물은 없다. 보로노이는 이르면 연내 VRN11에 대해 직접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보로노이가 나스닥 상장사 프레쉬트랙스테라퓨틱스(Fresh Tracks Therapeutics)에 기술이전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VRN02'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인한 점도 고무적이다. 프레쉬트랙스는 최근 VRN02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는데 전체적으로 안전하고 내약성이 우수한 약물이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VRN02와 항암제의 경우 영역이 다르지만, VRN02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통해 보로노이의 표적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역량을 입증했단 의미가 있다. 보로노이는 세포에서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550여개 인산화효소(Kinase) 중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기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정밀표적치료제를 주로 개발한다.
이달 VRN02의 긍정적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에 이어 올해 하반기 핵심 파이프라인인 VRN07이 뛰어난 성과를 공개한다면 보로노이의 신약 개발 연구는 업계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다.
VRN11을 비롯해 후속 기술이전 후보군으로 꼽히는 유방암 치료제 VRN10 등의 기술이전 논의도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VRN02 임상 1상 중간 결과로 보로노이의 전반적인 신약 후보물질 발굴 역량을 간접적으로나마 입증했고, 올해 하반기 VRN07 결과에 따라 항암제 설계 분야에서도 실력을 더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연구 결과 발표와 임상 진척 등으로 사업적 측면에서 기대할 만한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