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00선 '털썩', 치솟은 환율…공포에 짓눌린 시장 '발작'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3.03.1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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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사진=뉴스1/사진=뉴스1


코스피가 50여일 만에 다시 2300선으로 내려가며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가 변동성을 키운데 이어 금융시스템 위기 우려가 덮치자 투자 심리가 후퇴했다. 코스닥도 6거래일 만에 다시 800선 아래에서 장을 마감했다.



금융시스템 위기 우려에 파랗게 질린 증시…외인·기관 순매도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50포인트(-1.01%) 내린 2394.59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3264억원, 기관은 2370억원 순매도 했고 개인은 513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오후 4시13분 집계 기준).

이날 코스피가 2400선이 붕괴되며 출발한 이유는 전일 미국 증시가 금융시스템 위기 우려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9일(현지 시각) 실리콘밸리은행을 자회사로 둔 SVB파이낸셜 주가는 하루만에 60.41% 폭락했다. SVB는 채권판매손실을 메우기 위해 20억달러 이상의 자본을 새롭게 조달하기로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 대형 금융사들이 흔들렸듯, SVB 이슈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대될까 경계하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약한 고리에서 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가운데 전날 발생한 이슈가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 것 같다"며 "추가 긴축으로 인한 장단기 금리차 확대로 예대마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미국 금융주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우리 시각으로 10일 밤 공개되는 미국 2월 고용보고서 경계 심리도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미국서 구인 청구 건수가 감소하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정체되는 등 고용이 상당 부분 진행된 점을 고려할 때, 고용보고서는 전월 대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해 당분간 증시 변동성 지속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 오른 1324.2원에 장을 마쳤다. 이어지는 지표 발표 속에 경기 기대감이 후퇴할 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는 미국 물가지표와 미국·중국 실물지표,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등 중요 매크로(거시경제) 이벤트가 다수 예정돼 있다"며 "물가 상승압력이 여전히 공존하는 가운데 경기 회복 기대는 후퇴하는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긴축에 대한 부담에 이어 노랜딩(No landing·경기 순항 지속)에 대한 기대까지 흔들린다면 당분간 'Bad Is Bad, Good Is Bad(악재, 호재 모두 나쁘게 해석)'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 2.55% 하락…2차전지·엔터·게임↓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금융주가 약세를 보였다. 미국 SVB파이낸셜 이슈로 국내 금융주도 동조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 (69,500원 ▼800 -1.14%)이 1.97%, 신한지주 (46,000원 ▼1,200 -2.54%)가 1.65%, 하나금융지주 (57,700원 ▼1,200 -2.04%)가 1.29% 하락 마감했다.

대형 반도체주도 하락했는데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가 1.0%, 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가 2.69% 상승 마감했고 전기전자 업종은 0.89% 내렸다.

네이버(NAVER (187,400원 ▲300 +0.16%)), 카카오 (53,700원 ▼700 -1.29%) 등 대형 인터넷주도 각각 1.09%, 1.53% 하락 마감했고 서비스업은 1.29% 내렸다.

이날 LG (87,500원 ▼100 -0.11%)의 주가는 6.58% 급등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어머니와 여동생들로부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당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62포인트(-2.55%) 내린 788.60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1748억원, 기관은 1899억원 순매도 했고 개인은 349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긴축 강화와 금융시스템 위기 우려에 2차전지, 엔터테인먼트, 게임 업종이 전반적으로 크게 내렸다.

에코프로비엠 (274,000원 ▼3,500 -1.26%)이 5.56%, 에코프로 (633,000원 ▼25,000 -3.80%)가 5.66% 하락했고 에스엠 (87,800원 ▲2,400 +2.81%)은 4.58%, JYP Ent. (72,100원 ▲1,100 +1.55%)는 1.02% 내렸다. 카카오게임즈 (23,000원 ▼350 -1.50%), 펄어비스 (30,000원 ▼350 -1.15%)는 각각 3.60%, 3.33% 약세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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