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혁신상' 수상기업 줄줄이 키워낸 '서울XR실증센터'..비결은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23.03.12 09:15
글자크기

2020년 6월 개관…전국 유일 XR 기기·서비스 평가 공간

서울XR실증센터에서 열린 기업교류회 /사진제공=서울XR실증센터서울XR실증센터에서 열린 기업교류회 /사진제공=서울XR실증센터


#AR(증강현실) 글라스와 XR(확장현실) 스마트팩토리 통합 솔루션 제품으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은 '피앤씨솔루션.' 특히 XR 전문기업으로 산업부터 의료 분야까지 활용 가능한 원격 근무 협업 기능을 개발하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직접 개발한 XR공군훈련 플랫폼은 공군 교육사령부와 납품 계약도 맺었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CES 혁신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룬 창업 8년차의 '레티널.' AR스마트 글래스에 들어가는 렌즈 등 부품을 개발하면서 '핀틸트'라는 독자적인 기술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렌즈에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해 다른 기업의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가벼운게 강점이다. 올해는 해상도와 사용시간도 개선해 유수의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지금은 두 기업 모두 업계를 이끌어가는 대표주자가 됐지만,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지난 10일 만난 김재혁 레티널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관련 장비나 시설 등이 전무했다"며 "제품의 성능을 측정할만한 글로벌 표준조차 없어 고객사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최지원 피앤씨솔루션 대표 역시 "기술 위주의 제품을 납품하니 정량평가 결과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어려웠다"고 했다.

각종 난항 돌파하기 위해 이들이 문을 두드린 곳은 2020년 6월 문을 연 '서울XR실증센터'. 김 대표와 최 대표 모두 센터의 도움 없이 'CES 혁신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달성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국 유일 XR 기기·서비스 테스트 공간
'CES 혁신상' 수상기업 줄줄이 키워낸 '서울XR실증센터'..비결은
실제로 서울 마포구 DMC첨단산업센터에 위치한 '서울XR실증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업·스타트업들이 XR 기기·서비스에 대한 기능, 성능,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공간이다. XR 전문기업에게 제품 테스트 기회부터 사업화 컨설팅까지 제공해줌으로써 시장 친화적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센터의 목표다.

지난 10일 직접 찾은 센터에는 AR·VR 기기, 전문 측정 장비 등 74종, 160여개의 장비가 마련돼 있었다. 이중 지연시간 측정기기, 광학계 성능 측정 기기 등은 금액만 거의 3~5억원에 달했다. 이 기기들은 XR 시제품이 얼마나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가상현실을 구현하느냐를 평가해 기업입장에선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데 필수적이다.

홍원기 서울XR실증센터장은 "기업 차원에서 이같은 큰 액수의 장비를 마련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뿐더러 불가능에 가깝다"며 "현재 센터에서는 소정의 사용료를 내면 기업들이 시제품을 평가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 평가·기술자문..전방위 지원
서울XR실증센터에서 AR 기기를 시험해보는 모습 /사진제공=서울시서울XR실증센터에서 AR 기기를 시험해보는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센터는 아울러 기기를 이용한 시제품 평가뿐만 아니라 '사용자 참여형 평가'도 지원해주고 있다. 센터가 30여명의 가상의 소비자들을 모집하고, 기업의 제품을 체험해보고 부족한 점 등을 평가하게 하는 방식이다. 경찰 교육용 VR 제품을 테스트했을 때는 직접 경찰관들을 모아 사용자 평가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발견된 문제나 개선사항 등은 서울산업진흥원(SBA)과 연계해 보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홍 센터장은 "최적화 연구개발(R&D), 기술지원 및 자문, 사업화 컨설팅 등을 통해 시제품이 완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서울XR실증센터'는 15건의 사용자 평가, 6개사 총 26건의 광학·기기·콘텐츠 성능평가, 33개사 33건의 R&D·제작 지원 등을 수행했다. 피앤씨솔루션과 레티널 뿐만 아니라 VR게임 회사 '스토익'은 시리즈A(초기 투자) 60억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또 VR 경찰훈련 솔루션을 개발한 '스코넥'은 제품을 경찰청에 보급하고, 코스닥에 상장하는 성과도 거뒀다.

김 대표는 "센터에서 세미나를 개최해 업계 기술에 대한 변화, 트렌드 등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며 "최근 세미나에선 대기업 관계자 등 시장 관계자가 50명 넘게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에 대한 홍보도 되고, 거래로도 이어지는 셈"이라며 "실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서울XR실증센터 /자료제공=서울XR실증센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