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주님의XX교회' 4층 대강당. /사진=양윤우 기자
건물 밖에서 이곳이 JMS 교회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표식은 아무 것도 없었다. 건물 외부 창문은 모두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거나 밖에서 안쪽을 볼 수 없는 재질이었다.
교회에서 약 100m 떨어진 '판교 어린이도서관'의 주차관리인 C씨는 "근무한 지 3개월이 됐는데 평일에는 교회에 사람이 별로 없고 일요일에 많이 오더라"며 "대부분 가족 단위로 와서 이상한 교회라고는 못 느꼈다"고 밝혔다.
판교 어린이도서관에서 100m 떨어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주님의XX교회' /사진=양윤우 기자
교회 건물에 들어서자 사각지대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CCTV(폐쇄회로TV)가 빼곡히 설치된 것이 눈에 띄었다. 4층의 대강당 뒤편에서 3층 메이크업실로 연결되는 계단에도 CCTV가 2대 있었다.
건물 곳곳에는 정명석의 필체로 알려진 글씨로 성경 글귀가 붙어 있었다. 3층 소강당 입구 앞에는 정명석 필체로 쓰인 '정녕코 다 이루었다 이 46:11 말씀. 주님의, 흰돌 사랑'이라는 금색 문구가 보였다. 정명석 필체는 모음 글자 세로획을 길게 내려 왼쪽으로 꺾는 특징이 있다. 이를테면 '회'의 'l'획을 'J'처럼 보이게 쓰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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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에는 교회 교육부에서 작성한 '기억해야 할 말씀'이라는 공지글이 붙어있었다. "섭리사 최고의 자부심은 시대 사명자를 통해서 '신랑으로 다신 오신 예수님을 맞은 것'이며 그를 통해 주신 <시대 말씀>"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3층 소강당 입구 앞 복도 /사진=양윤우 기자
4층 대강당 앞 복도 /사진=양윤우 기자
1층 정문 앞 천장에도 금색과 유리로 된 샹들리에가 번쩍였다. 복도 곳곳에서는 동양화 그림과 청자가 걸려있었다.
대강당으로 들어가는 입구 옆에는 높이 1m, 넓이 50㎝ 크기의 원목으로 만들어진 헌금함이 있었다. 헌금함 옆 벽선반에 꽂힌 빈 헌금봉투에는 △헌금 날짜 △횟수 △금액 △이름 △기도 등이 적혀 있었다.
/사진=양윤우 기자
D씨는 정명석이 자신을 신적인 존재라 자칭한 사실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D씨는 "정 선생님(신도들은 정명석을 선생님 또는 총회장 목사로 부른다)은 '예수를 증거한다'고 말했지 신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증거하다'는 기독교에서 '증명하는 증인이 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10일 오전 8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주님의XX교회' 외부 사진 /사진=양윤우 기자 /사진=양윤우 기자
검찰은 정명석이 신도들에게 자신을 '메시아'로 부르라며 세뇌하고 자기 말과 행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한 뒤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본다. '나는 신이다'에서 공개된 영상에서도 정명석이 신도들에게 "하나님이 안 보인다고? 안 보여? 나 쳐다봐, 하나님. 하느님까지 볼 필요 없잖아"라고 설교하는 장면이 나온다.
정명석이 성폭행 혐의로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명석은 2009년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후 2018년 2월 만기 출소했다.
기독교선복음교회 총재 정명석씨의 음성 녹음 일부. /사진=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