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디스인플레이션→긴축 강화→정해진 건 없다'며 입장 바꿈이 계속되는 가운데 증시가 SVB(실리콘밸리뱅크) 악재를 견디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모멘텀(주가 동력)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측면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침체가 실재함에도 시장은 그 자체를 부정하고 노랜딩(No landing·경기 순항 지속) 시나리오 등을 자산 가격에 녹여 왔다"며 "지금은 그에 대한 부작용을 다시 겪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증시 변동성은 실제 시장 상황의 변화보다는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측면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3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50bp(1bp=0.01%) 인상할 가능성이 나온다.
"금리 인상 영향 제한적…반도체·경기민감 업종 주목할 기회"

관건은 한국 시간으로 이날 밤 발표될 미국의 고용보고서다. 1월에 미국 고용이 예상 밖 호조를 보이며 긴축 우려를 더했지만 2월 고용은 전월 대비 안정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구인 청구 건수가 줄어들고 있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정체돼 있다"며 "종합해 보면 어느 정도 취업은 상당히 진행됐고 구조적으로 경기 호황이 아닌 점 등을 감안하면 일정한 고용이 유지되는 쪽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 인상폭을 높이더라도 어쨌든 최종 금리 수준은 5.5%에서 6% 사이"라며 "금리 인상을 시작할 때와 끝나갈 때의 금리 인상폭에 대한 우려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는 증시 고점이 계속 낮아지는 조정 구간이었다면 올해는 굴곡은 있겠지만 저점이 올라가는 쪽의 방향일 확률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견조한 유럽과 중국의 경기 덕분에 달러 강세가 제한된 것도 한국 증시의 하방을 버텨주는 요인이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해와 같은 '킹달러'만 아니라면 국내 증시는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잘 버텨줄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코스피 지수의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견고한 하방을 고려하면 지금 주가 조정은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 본부장은 "국내 증시의 큰 방향성은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가 점차 상단을 넘어 박스권을 탈피하는 것"이라며 "반도체, 소재, 경기민감업종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