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9만원·451만원짜리 건강검진…'거수기' 사외이사 혜택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3.03.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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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금융사 사외이사, 그들은 '예스맨'인가

편집자주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을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독립성이 약하고 잇속만 채우면서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문가답게 조언을 하는 사외이사도 많지만 실제 경영에 반영되는 경우는 드물다. 4대 금융지주의 2022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통해 금융사 사외이사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시급 19만원·451만원짜리 건강검진…'거수기' 사외이사 혜택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평균 연봉이 약 8400만원으로 나타났다. '풀 타임'이 아니라 연 평균 약 429시간 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급은 19만원 이상이다. 이에 더해 사외이사들은 회의에 한번 참석하면 수당으로 100만원을 받았고, 고가의 건강검진·워크숍 등도 누렸다.



10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의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지난해 대부분의 이사회 활동에 참여한 사외이사들의 연봉은 7000만~1억원 정도다. 기본급은 4800만~6000만원이지만 기타 수당이 많았다.

사외이사들은 이사회나 이사회 내 위원회 회의에 한 번 참석할 때마다 100만원을 받았다. 이사회 의장이나 이사회 내 위원회 위원장은 각 100만원, 50만원의 직책 수당을 받았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기타 수당으로 5000만원 가까이 받았다.



평균으로 보면 4대 금융 사외이사들은 연 평균 429시간을 이사회 업무에 쓰고, 보수로 8402만원을 받았다. 시급으로 단순 환산하면 19만5800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안건이 적은 일부 회의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 리조트·호텔에서 진행되는 워크숍도 근무 시간으로 친다.

특히 4대 금융은 모두 사외이사들에게 매년 건강검진 기회를 제공하는데, 일부 사외이사가 지나치게 비싼 건강검진을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2021년 한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본인과 배우자 각 1회씩 총 451만원의 종합 건강검진을 받았다. 일반적인 종합 건강검진 가격은 비싸도 1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외이사 보수에 대해선 금융권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사 사외이사는 관 출신, 전임 금융사 대표 등 유력 인사들이어서 근무 강도 대비 보수가 짭짤하다"며 "보수와 별도로 알게 모르게 회사가 식대나 골프 경비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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