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임하고 있는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4명은 전원 '최고 수준', '최우수' 등의 평가를 받았다. 회사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전문성, 기여도 등의 지표를 평가한 결과다.
가장 큰 문제는 평가 주체와 객체 모두 사실상 사외이사라는 점이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자기 평가와 동료 평가를 실시한다. 사외이사 본인이 본인에게 점수를 주고, 동료의 활동도 평가한다. 이사회 사무국 등이 내부 평가도 진행하지만 동료 평가를 특히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외부 평가는 내부 주요 자료 유출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이뤄지지 않는다.
사외이사 추천 역시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에 의해 사실상 결정된다. KB금융은 주식 1주를 보유한 주주라면 누구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예비후보 추천 제도를 도입해 '폐쇄성' 개선 노력을 기울였지만 올해도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하라는 노조와 이사회의 이견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국내 금융그룹 사외이사진에 대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등 외부 기관의 평가는 내부 평가와는 거리가 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8명 재선임 안건에 반대 입장을 냈다. ISS는 "신한금융의 현 사외이사진은 지배구조와 위험관리에서 실패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ISS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도 당시 신한금융 사외이사 재선임건에 반대 표를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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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는 2021년과 2022년에도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안에 다른 목소리를 냈다. ISS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 업체로 국내 사정에 밝지 않은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은 주총에서 자문기관의 판단을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