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통신 시장은 2027년 21억달러(2조77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양자통신 분야는 국내외 주요 통신사 간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SK텔레콤은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인 '퀀텀테크랩'을 설립하고 2016년에는 양자키 분배(QKD) 장비를 활용해 68㎞급 유선 QKD 국가시험망을 구현했다. QKD는 양자 역학 법칙을 활용해 송수신 자만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를 생성하는 물리적 보안장치다. 2017년에는 5㎜×5㎜ 크기의 초소형 양자난수생성칩(QRNG) 등을 개발했다. 아울러 QRNG를 탑재한 '갤럭시A 퀀텀' 시리즈도 2020년부터 출시해 왔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난해 4월 LG유플러스는 PQC 기술을 활용한 B2B(기업 간 거래) 요금제를, 같은 해 7월에는 KT와 SK브로드밴드에서 QKD 방식을 활용한 양자암호통신 B2B 요금제를 출시해 상용화 초기 기반을 마련했다. 이밖에 한국전력은 한전 전력연구원, 송암시스콤, IDQ 등과 함께 2020년에 충남 안면 변전소부터 태안 변전소 간 40㎞ 구간에 양자암호통신기술을 적용한 전력 통신망을 구축했다. 우리로, EYL 등의 중소기업은 통신사와 협업해 관련 핵심부품 개발 및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KIST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중점 개발 중이다. 양자암호통신은 통신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암호키를 양자신호를 이용해 분배하는 기술이다. 복제가 불가능하고 도청이나 감청을 시도하면 양자 상태가 바뀌어 즉시 감지할 수 있다. 최근 연구팀은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양자 간섭계'를 반도체 칩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양자센서 시장은 2027년 20억3000만달러(2조68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특히 양자 자기장 센서(45.7%)와 원자시계(30.6%) 등 위주로 시장 형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2021년 양자 자기장 센서를 적용한 '심자도 시스템'(MCG)을 의료기기 전문기업 AMCG에 이전했다. MCG는 방사선과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의 심장질환을 진단하는 혁신 기술이다. 심장 근육에서 발생하는 심근전류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생체 자기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표준연은 잠수함에 적용할 수 있는 양자 중력 센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중력을 측정해 물속에서 GPS(글로벌 위성항법 시스템) 없이도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잠수함은 위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물 위를 떠올라야 했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도 양자센서 일종인 '원자 스핀 자이로스코프'를 개발했다. 자이로스코프는 회전 운동을 뜻하는 'Gyro'와 살펴본다는 'Scope'가 합쳐진 말이다. 회전 운동을 측정하는 센서라는 의미다. 원자 스핀 자이로스코프는 향후 GPS(글로벌위성항법시스템)가 없는 지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또 기술이 성숙하면 인공위성에도 탑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