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미래양자융합포럼이 지난해 말 공동 발간한 '양자정보기술 백서'에 따르면,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중국·일본에서 이미 200여개 이상의 기업들이 양자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돌입했다.
KT는 공공 통신망 양자암호통신 적용에 관해 2020년 NIA에서 발주한 초연결지능형연구개발망(KOREN) 사업에 양자암호통신망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서울 도심의 반포, 강남, 서초, 양재와 우면동을 연결하는 QKD 네트워크망을 구성했다.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보유했다. PQC는 양자컴퓨터로도 오랜 기간이 걸리는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암호체계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양자통신·센서·컴퓨터를 모두 개발할 수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특히 2020년 상온에서 동작하는 양자인터넷(통신) 기술을 개발했다. 양자인터넷은 광자의 양자 중첩, 양자 얽힘과 같은 양자역학 현상을 활용해 양자 데이터를 전달하는 인터넷 기술이다. 기존 인터넷보다 데이터 전송의 보안성을 높이고 계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차세대 정보통신 인프라 기술로 손꼽힌다.
KIST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중점 개발 중이다. 양자암호통신은 통신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암호키를 양자신호를 이용해 분배하는 기술이다. 복제가 불가능하고 도청이나 감청을 시도하면 양자 상태가 바뀌어 즉시 감지할 수 있다. 최근 연구팀은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양자 간섭계'를 반도체 칩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양자센서 시장은 2027년 20억3000만달러(2조68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특히 양자 자기장 센서(45.7%)와 원자시계(30.6%) 등 위주로 시장 형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2021년 양자 자기장 센서를 적용한 '심자도 시스템'(MCG)을 의료기기 전문기업 AMCG에 이전했다. MCG는 방사선과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의 심장질환을 진단하는 혁신 기술이다. 심장 근육에서 발생하는 심근전류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생체 자기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표준연은 잠수함에 적용할 수 있는 양자 중력 센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중력을 측정해 물속에서 GPS(글로벌 위성항법 시스템) 없이도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잠수함은 위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물 위를 떠올라야 했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도 양자센서 일종인 '원자 스핀 자이로스코프'를 개발했다. 자이로스코프는 회전 운동을 뜻하는 'Gyro'와 살펴본다는 'Scope'가 합쳐진 말이다. 회전 운동을 측정하는 센서라는 의미다. 원자 스핀 자이로스코프는 향후 GPS(글로벌위성항법시스템)가 없는 지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또 기술이 성숙하면 인공위성에도 탑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