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리튬 가격 '급락'하는데… K-배터리 못 웃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3.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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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리튬가격 자세히 보기… 탄산리튬 vs 수산화리튬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탄산리튬 가격 '급락'하는데… K-배터리 못 웃는 이유는?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탄산리튬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는 고사양 배터리 원료인 수산화리튬 가격은 여전히 높아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체들은 앞다퉈 수산화리튬 확보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사양 배터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수산화리튬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배 넘게 올랐던 탄산리튬… 올 들어 36% 떨어져
10일 KOMIS(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8일 탄산리튬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87% 하락한 킬로그램(kg)당 304.5위안을 기록했다. 올 들어 탄산리튬 가격은 35.8% 하락했다.

탄산리튬 가격은 2021년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2021년 초 kg당 60위안 수준이었던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11일 kg당 581.5위안까지 올라갔다. 2년도 채 안 돼 9배 넘게 뛴 것.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탄산리튬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양극재 및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들어간 여파다. 아울러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리튬을 공급하기로 한 점도 영향을 줬다. CATL의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탄산리튬은 저가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원료다. 과거 탄산리튬 가격이 상승했을 땐 판가 조정으로 배터리 가격이 함께 상승했으나 이제는 그 반대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셀 메이커 업체들은 원가 개선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고사양 배터리에 쓰이는 수산화리튬 가격, 여전히 高高
탄산리튬과 달리 고사양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에 쓰이는 수산화리튬 가격은 여전히 높다. 9일(현지시간) LME(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수산화리튬 가격은 전 거래일과 동일한 톤당 7만2239.13달러를 기록했다. 두 달 전보다 11.67% 떨어졌다. 같은 기간 탄산리튬 가격은 32.7% 내렸다.

양극재에 쓰이는 리튬 화합물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나뉜다.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국내에서 주로 생산하는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에 쓰인다.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이다.

전문가들은 탄산리튬과 다르게 수산화리튬은 장기적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중고가 전기차에 효율이 높은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를 더 많이 탑재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이투자증권은 2027년 이후엔 수산화리튬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수급불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산화리튬은 현재의 리튬 채굴 및 제련 기술이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가기에 역부족해 향후 가격이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수산화리튬 확보에 나섰다. 높아지는 원가 부담을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 (394,500원 ▲2,000 +0.51%))는 아르헨티나에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연간 2만5000톤 규모를 생산할 수 있으며 2024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SK온도 지난해 10월 호주 자원개발 업체인 레이크리소스의 지분 10%를 매입했다.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향후 수산화리튬 가격이 오르는 걸 대비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광산 개발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거나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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