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상가 "따이즈 따이즈"…반가운 유커, 미소 찾는 상인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최지은 기자, 유예림 기자 2023.03.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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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에 관광객들이 들어차 있다. /사진=최지은 기자9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에 관광객들이 들어차 있다. /사진=최지은 기자


"따이즈? 따이즈?"(중국어로 '봉투'라는 뜻)

9일 오후 서울 동대문 한 화장품 가게 계산대 앞에 중국인 손님 2명이 서자 바코드를 찍던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봉투에는 마스크팩 20장과 로션 2통이 담겼다. 이 직원은 "중국인들이 캐리어 2~3개에 화장품을 가득 사가던 때와 비교하면 회복이 멀었지만 이달 들어 중국인 손님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 의무가 해제되면서 동대문, 명동 등 관광지에 중국인 관광객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오는 11일부터는 중국·홍콩·마카오발 입국자의 입국 전 검사 및 큐코드 의무화 조치가 사라진다. 아직 코로나19(COVID-19) 이전과 비교할 수 없지만 상인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이날 다소 흐린 날씨에도 동대문 주변에는 커다란 캐리어를 끈 관광객들이 여럿 지나다녔다. 이들은 거리 노점에서 떡볶이 등 간식을 사먹거나 옷가게가 모인 대형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금은 서양인 손님들이 많고 중국인은 하루에 3~4팀 정도 온다"며 "이제 날씨도 풀리고 코로나19도 거의 끝나가는 것 같아 이번달부터는 중국인 단체 손님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명동 상황도 비슷하다. 3년여간 코로나19를 거치며 골목마다 빈 가게가 눈에 띄게 늘었지만 색색의 여행가방을 끈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채웠다. 중국어를 쓰는 사람들은 아직까지는 많지 않았다.

명동에서 40년 동안 잡화점을 운영한 강모씨(60대)는 "사드 사태가 터지고 중국 관광객이 주춤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이후로는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요즘에 중국인들이 다시 들어온다고 해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체감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장품, 의약품 등을 파는 드러그스토어 점원 이모씨(24)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여행이 제한되고서부터 확 줄었다"며 "부분 비자가 허용된 이후로 중국 여권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 등은 관련 규제 해제를 환영했다. 명동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중국인 유학생 지모씨(20대)는 "이전까지는 입국 심사에 PCR 검사까지 복잡하고 한국 입국이 어려워 유학생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며 "이제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니 중국에 있는 친구들도 한국 여행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도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경상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방역 완화 지침 발표 후 중국의 대형 여행 예약 사이트 '페이주'에서 한국 비자 관련 검색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검색량이 지난 1월 대비 1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일 한국과 중국을 잇는 항공 노선을 증편하기로 중국 측과 합의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주 62회였던 운항 편수는 이달 말까지 200회 이상으로 늘어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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