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에도 꿈쩍 않더니 50% 급등…바이오 이 종목들, 공통점 있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03.0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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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에도 꿈쩍 않더니 50% 급등…바이오 이 종목들, 공통점 있다


올해 코스닥 시장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바이오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대체로 주요 연구나 상업화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바이오 위주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기술이전 등 호재에도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던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다. 2021년부터 시작한 오랜 바이오 침체장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주식시장 종가 기준으로 올해 주가 상승률이 50%를 넘은 바이오는 이오플로우 (4,025원 ▼255 -5.96%), 메디톡스 (129,300원 ▼2,900 -2.19%), 제테마 (15,000원 ▲20 +0.13%), 바이오니아 (30,100원 ▲200 +0.67%), 카이노스메드 (3,050원 ▲340 +12.55%), 지노믹트리 (22,800원 ▼800 -3.39%), 아이큐어 (1,922원 ▼4 -0.21%), 씨티씨바이오 (7,870원 ▼130 -1.63%) 등이다.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러 바이오 기업이 의미 있는 수준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한 바이오의 경우 그동안의 연구 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며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미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약 개발보다 실적 성장의 가시성이 돋보이는 기업 위주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단 의미다.

이오플로우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웨어러블(입는) 인슐린 펌프를 개발한 기업으로, 이미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하며 매출 실적을 쌓고 있다. 지난해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전년 대비 매출 규모가 약 9배 증가했다. 세계 최대 인슐린 펌프 시장인 북미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웨어러블 인공췌장과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코로나19(COVID-19) 진단 제품으로 돈을 벌었고,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 유산균 사업이 호조를 보였다. 올해는 신성장동력으로 준비한 탈모 기능성 화장품의 유럽 시장 출시로 실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진단 제품에 이어 기능성 유산균과 화장품 등으로 상업화에 집중하면서 이익 창출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이 유효했단 평가다.

카이노스메드는 신약 개발 바이오지만, 에이즈 치료제(KM-023)의 상업화에 성공해 이미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중국 파트너 기업 장수아이디에 기술이전한 KM-023은 2021년 6월 현지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최근엔 한 개의 단일복합정으로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ACC008)가 또 한 번 품목허가를 받으며 시장 공략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 치료제(KM-819)의 글로벌 임상시험 성과도 기대 요인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에 변수가 많지만 올해 들어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며 "그동안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호재에 둔감하고 주가 민감도가 극히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큰 틀에선 비슷한 모습이지만 호재에 대한 민감도는 증가했다"며 "임상 진전, 학회에서 데이터 발표, 가시적인 신약 개발 이벤트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 바이오벤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업종의 부진이 2년 가까이 지속된 데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는 만큼 대표적 성장 업종인 바이오에 대한 투자 심리도 일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쌓이고 있는 것 같다"며 "바이오 투자심리가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는데, 무엇보다 신약 임상시험의 주목할 만한 성과 등을 통해 바이오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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