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재고, 하반기 개선 전망…글로벌 감산 영향"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3.03.0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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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3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이은석 동향분석팀장, 방홍기 정책기획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김병국 정책협력팀장/사진제공=한은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3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이은석 동향분석팀장, 방홍기 정책기획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김병국 정책협력팀장/사진제공=한은


반도체 경기 불황이 지속되며 반도체 재고율이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는 이러한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동반 감산 등에 따라서다.



한국은행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의 '부문별 재고상황 평가 및 향후 경기에의 시사점'에서 "글로벌 동반 감산, 고성능 서버 수요 증대 기대 등으로 반도체 초과재고 상황이 하반기 중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반도체 재고율은 265.7%에 달했다. 1997년 3월(288.7%) 이후 25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월 반도체 재고지수는 190.5로 전월 대비 28% 급등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7개월째 수출 감소세를 보인 영향이다.



한은은 반도체를 비롯한 IT제조업 재고가 글로벌 IT제조업체들의 감산과 중국 내 IT 공장 가동 정상화 등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제조업 재고상황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생산조정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에 따른 수요 회복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한은자료=한은
다만 비(非)IT 제조업 재고 규모 축소는 상대적으로 그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화학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가동률 조정 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과잉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철강 역시 전방산업인 건설업의 경기 부진이 재고 축소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최근 우리 경제 성장 둔화가 제조업 부진에 크게 기인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제조업 재고 움직임이 경기회복 시점과 강도를 가늠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소매업 재고는 올해 완만한 확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도소매업 재고 확대는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늘어나면서 면세점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함에 따른 정상적 영업활동의 결과로 해석했다.

건설업 재고는 건설 재고의 높은 지속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 재고는 주택 가격 하락 기대와 금융비용 상승에 따른 청약수요 위축 등으로 지난해 9월부터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미분양 주택 적체는 건설업뿐 아니라 부동산업, 인테리어업 등 연관 산업의 생산, 고용 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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