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3.02.01.](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0914141948804_1.jpg/dims/optimize/)
키파운드리 투자와 인수 작업은 2019~2020년 진행됐다. 반도체 업황이 갑자기 악화됐던 때다. 업계 전체가 생존을 위한 투자조정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 대한 투자도 병행해야 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비메모리 부문이 약점으로 지목 받을 때였다.
키파운드리의 원래 주인인 매그나칩은 2018년 SK하이닉스 등 잠재적 인수 대상자에게 사업 전체에 대한 인수 의향을 타진했다. 이어 2019년을 전후로 파운드리 부문 분리 매각을 추진했다. SK그룹은 국내외서 큰 돈을 쓴데다 SK하이닉스 실적까지 급락해 직접 인수를 결정하기 어려웠다. 이 시점에 알케미스트가 펀드 구성을 통한 파운드리사업 인수를 제안해 왔다.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당시는 미중 갈등이 막 불거지던 시점이다. 미중 갈등은 중장기적인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의미했다. 키파운드리의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PEF 대표는 "2020년 3월 PEF의 인수가와 2021년 10월 SK하이닉스의 인수가를 단순 비교하는 건 시장상황의 변화에 따른 기업가치 변동이나 리스크 헷징, 724억원의 투자수익 등 유무형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은 해석으로 큰 의미가 없다"며 "당시 인수가격은 공동 GP(위탁운용사)가 외부 기관을 통해 가격과 조건을 타진하는 등 경쟁구도 속에서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키파운드리가 해외 자본에 넘어가지 않고 국내에 남은 것에 더 비중을 둔다. 당시 비딩에 중국기업도 참여했었다. 이후 미중 갈등이 본격화했다. 키파운드리가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 있음을 고려하면 이 딜의 의미는 각별하다.
PEF는 이제 산업과 기업을 돕는 역할을 한다. SK그룹은 PEF와 협업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과거 소버린 사태로 외국계 자본과 싸워본 후 금융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이 됐다"며 "투자자본을 방어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방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투자동반자를 확보해 투자부담이나 손실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외면할 수 없는 장점이다. PEF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이는 적절한 투자타이밍 확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2018년 이뤄진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인수 당시에도 베인캐피탈 등 FI(재무적투자자) 등이 큰 역할을 했다. 같은 해 SK텔레콤은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컨소시엄과 손잡고 ADT캡스를 인수했고, 최근 EQT펀드에 일부 지분을 팔아 현금도 확보했다. SK그룹 뿐 아니다. 2014년 OB맥주가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앤하이저부시인베브)에 6조2000억원에 팔리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도 PEF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위법적 이슈가 없는데도 PEF를 포함한 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특히 SK그룹은 FI로 딜에 참여하는 방법을 쓴지 10년 가까이 됐고, 파이낸셜스토리를 강조하며 성장할 수 있는 영역에서 발 빠르게 대처해 성장하겠다는게 기본 전략이기 때문에 PEF 활용은 일반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