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머니투데이 the300이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지난해 대표 발의한 '양자기술 개발 및 산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안(제정안)'의 취지를 묻자 그는 대뜸 청나라 초대 황제인 누르하치와 왕건 등 역사 이야기로 입을 뗐다
그는 "청나라가 발원한 곳은 철기문화의 핵심인 철광석 지대다. 누르하치가 명나라를 칠 수 있었던 것도 철기를 다루는 기술 덕분"이라며 "왕건이 (호남) 영산강 밑까지 진출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영산강 일대는 당시 최첨단 기술인 도자기, 즉 세라믹 기술을 보유한 첨단단지"라고 설명했다. 한 시대를 좌우할 전략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선점하느냐가 국가 운명을 좌우한다는 취지다.
변 의원은 글로벌 유망기술 패권 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의원이 지난해 1월 발의한 제정안에 이 같은 관점이 그대로 녹아있다. 제정안의 핵심은 R&D(연구개발) 지원과 인력양성, 이를 위한 재정기반 마련이다. 구체적으로 △양자기술 관련 정책을 심의·조정·의결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의 양자전략위원회 설치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을 상호 연계한 양자 클러스터 지정 및 재정지원 △재원확보와 관련 사업 추진과 운영 등을 위한 양자기술 특별회계 설치 등의 근거 조항이 담겼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그는 "사업시행 이후 평가를 위한 지표에는 당초 연구목표를 달성했는지는 물론 석·박사과정 몇 명을 길러냈는지도 반영해야 한다"며 "양자기술의 특성 상 당장 뚜렷한 성과가 없어 보일 수 있는데 기존 방식대로만 평가하면 다음 사업에서는 예산이 바로 깎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대학은 절대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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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의원은 또한 국내 대학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반드시 국내에서 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국내 산업계가 모두 흡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생태계도 일자리도 없다"며 "우리 기업 연봉은 미국을 따라갈 수 없다. 당장 고급 인력들의 해외행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의 우수 인재들이 글로벌 대기업과 대학에서 연구하며 역량을 키우면, 향후 그들이 한국 인재와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울 수도 있고 한국 산업계가 커진 후 돌아와 활약할 수도 있다. 한인 전체의 역량을 키워가는 게 한국의 양자산업계가 뒤처지지 않을 방법"이라고 했다. 인재양성은 이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외 산업 생태계 성장 속도와 발맞춰야 하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변 의원이 발의한 양자기술 육성법안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내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 단계를 밟고 있다. 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역시 양자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여야 간에도 이견이 없는 만큼 국회 문턱은 금방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는 여야가 각자 발의한 법안의 표현과 체계를 정리하는 작업만 남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