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옥션 회사소개서 갈무리
9일 투자은행(IB) 및 미술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더비는 이호재 서울옥션 회장의 지분(13.31%)을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31.28%를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서울옥션측과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매각 주관사는 모건스탠리다.
미술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매사 3곳(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중 크리스티와 필립스는 이미 한국 내 사무실이 있다"면서 "아시아 미술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해왔고, 아직도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경매업체들도 아시아 거점을 더 공격적으로 넓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옥션도 지난해부터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매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딜 조건만 맞으면 소더비 입장에서도 나쁜 카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호재 회장의 마지막 숙원사업이 '서울옥션 매각'이란 얘기가 돌았고 올초 시무식 행사에서도 임원들의 입에서 매각작업이 재차 거론된 바 있다.
소더비에 앞서 서울옥션 인수를 검토한 곳은 신세계다. 신세계는 2021년 3월 미술품의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을 회사 정관의 사업목적에 추가했고 그해 12월엔 서울옥션 지분 4.8%를 28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후 신세계는 서울옥션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딜 조건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이달 초 서울옥션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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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 회장은 소더비와 협상을 시작했는데, 지난달 21일 가나아트 40주년 행사에서는 기자들에게 "소더비가 서울옥션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간 인수합병(M&A) 과정이 비밀리에 진행되기에 이 회장의 발언은 이례적이었다는 평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당시 이 회장은 "소더비가 서울옥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고 서로 윈윈(win-win)하는 차원에서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서울옥션이 그간 미술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만큼 국내 미술시장을 '미술산업'으로 판을 더 키워야 한다"고 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소더비와의 협상이 완료됐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현재 증시 상황을 보고 양사가 신중하게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옥션은 현재 조직 통폐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더비 인수를 전제로 몸집을 가볍게 하고 사업구조 재편도 그에 맞춰 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