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언제 떨어지는데?"…개미, 인버스·곱버스에 '뭉칫돈'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3.03.0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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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코스닥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리버스) ETF(상장지수펀드)에 개미들이 몰린다. 코스피 '곱버스' 상품은 두배 가까이 더 사들였다. 올해 들어 증시가 단기간에 크게 오르자 향후 주가 되돌림 현상을 예상한 행보다. 변동성이 큰 상품 특성상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업계 조언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3월 8일) 개인투자자들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3,460원 ▲50 +1.47%)' ETF를 3346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종목 중 3위에 해당한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코스닥150지수선물을 기초지수로 삼아 일간변동률을 역으로 추종한다. 다시 말해 코스닥150지수가 1% 오르면 해당 ETF는 1% 내리는 셈이다.

연초 지수 폭등세를 목격한 개미들은 시장이 단기 과열됐다고 판단하며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을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는 20%, 코스닥150지수는 24% 올랐다. 지난해 코스닥지수는 34% 폭락했는데 1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하락분을 3분의 2가량 회복한 셈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에코프로비엠 (234,000원 ▼11,500 -4.68%)(시총 1위, 126.9%), 에코프로 (108,100원 ▲4,700 +4.55%)(시총 3위, 224.3%) 엘앤에프 (154,200원 ▼5,800 -3.63%)(시총 4위, 41.8%) 등 이차전지주가 폭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그 외에도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시총 2위, 10.2%), 셀트리온제약 (90,700원 ▼1,200 -1.31%)(시총 8위, 19.6%)과 최근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에스엠 (82,500원 ▼2,700 -3.17%)(시총 6위, 106.7%)도 큰 폭으로 올랐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자금 흐름은 지수 상단에 부딪히며 테마로 이동했다"며 "주식시장을 견인한 테마는 연초 이후 이차전지, AI(인공지능), 로봇으로 종목 비중이 코스닥에서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시장 시총 비중이 5%를 넘어서기도 했다. 노 연구원은 "과거 코스닥 주도주는 시총 비중 6.0~7.5%에서 반락했다"며 "시총 비중에 주목하는 이유는 해당 종목과 지수 변곡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바닥 대비 올라온 상승 속도만 놓고 보면 추가 상승 여력이 다소 제한된다"고 전망했다.


코스피·코스닥 '하락'에 풀베팅…"변동성 침식 현상 주의"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조만간 코스닥지수가 고꾸라질 것이라는 판단과 달리 코스닥 강세가 이어지면서 개미들은 손실을 보는 중이다. 올해 들어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는 18.96% 급락했다. 그와 달리 주식시장 '큰손'으로 불리는 외국인과 기관은 되려 해당 ETF를 각각 3379억원, 57억원 순매도했다.

개미들이 올해 'KODEX 200선물인버스2X (2,190원 ▲80 +3.79%)' ETF도 7342억원 사들이면서 해당 종목은 순매수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외인과 기관은 해당 종목을 각각 31억원, 7558억원 팔아치웠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은 코스피200지수선물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이다. 개미들은 조만간 코스피지수 역시 하락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곱버스 상품에 '풀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8.7%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히 인버스·레버리지 ETF 상품은 원금 보전이 안 되는 '변동성 침식 현상'(Volatility Decay)'을 주의해야 한다"며 "지수 등락이 거듭될 경우 투자자가 당초 기대한 2배 혹은 3배 수익률이 아니라 그보다 낮은 수익률 혹은 원금 손실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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