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분할 자회사 IPO' 필옵틱스, 주주환원에 190억 쏜다

머니투데이 조영갑 기자 2023.03.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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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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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및 반도체 공정장비 제조사 '필옵틱스 (20,500원 ▲200 +0.99%)'가 이차전지 부문 자회사 필에너지의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약 2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주주환원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과 관련, 주식 현물배당의 첫 사례로 후발주자들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표 이후 필옵틱스의 주가흐름 역시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설득이 통했다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필옵틱스는 물적분할 자화사 필에너지의 상장과 관련해 필옵틱스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최대 19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안(2022~2023년 사업연도 기준)을 확정했다. 필옵틱스는 잇딴 주주 간담회를 통해 주주환원의 규모를 기존 120억~170억 규모에서 20억원 이상 확대했다. 주주들의 여론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평가다.



필에너지는 2020년 4월 필옵틱스의 이차전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회사다. 삼성SDI 헝가리 생산법인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공정용 스태킹(stacking), 레이저 노칭(Laser notching) 장비 등을 공급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삼성SDI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 이후 지분투자도 단행했다. 필옵틱스가 80%, 삼성SDI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현재 거래소의 심사를 받고 있다. 4월 경 공모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필옵틱스는 자회사 상장을 통해 전체 그룹사의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동시에 기존 모회사 주주들의 권익을 최대한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필옵틱스가 주주간담회 등을 통해 밝힌 주주환원안은 총 190억원 규모 수준이다. △필에너지 주식 현물배당 약 102억원 △현금배당 약 45억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43억원 등이다. 주당 1094원 가량의 환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특히 물적분할 자회사의 주식 현물 배당은 이번 필옵틱스, 필에너지 사례가 최초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타 상장사들과 시장, 주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필옵틱스는 필에너지 일반주주 배정 물량의 60%에 이르는 주식을 현물 배당한다. 약 42만주 규모로 총 공모 물량의 15% 규모다. 공모가에 따라 액수가 변동될 수 있지만, 약 102억원 물량에 해당한다.

이어 필에너지는 100% 무상증자를 단행해 현물배당 주식수를 확대한다. 상장 후 무상증자가 이뤄지면 필옵틱스 주주들은 총 84만주 가량의 자회사 주식을 배당 받을 수 있다. 올해 말 한국예탁결제원의 현물배당 시스템 구축이 완료된 후 최단 시기 내에 현물배당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2023년 말 주주를 대상으로 2024년 초 지급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를 제외한 일반주주만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현금배당 역시 '통 크게' 진행된다. 사업 연도말 기준 주주 또는 분기말 주주를 대상으로 약 45억원의 현금을 배당한다. 배당의 재원은 필옵틱스의 당기순이익의 15%(별도기준), 필에너지 공모시 구주 매출 금액의 10%, 필에너지 결산 배당 시 필옵틱스 귀속 분의 50%에서 나온다.

필옵틱스는 필옵틱스 주식의 주당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도 나선다. 필에너지가 코스닥 상장을 완료하면, 구주매출을 통해 유입 금액의 약 20%를 투입한다. 매입 및 소각 시기는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다. 약 43억원 규모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총 190억원 규모로 이뤄지는 주주환원안은 주당 1094원 가량의 환원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대규모로 이뤄지는 주식현물 배당과 관련, 필에너지 공모 후 주가가 상승할수록 배당의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옵틱스는 올해 본 사업인 OLED 공정장비 부문의 수익성 역시 제고해 전체 기업집단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필옵틱스는 지난해 OLED 전방 고객사의 투자 지연에도 불구하고, 플렉서블(Flexible) OLED 공정 장비의 출하를 늘리면서 첫 3000억원 매출(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이 주요 고객사다.

특히 올해 글로벌 톱티어 메이커들이 8.6G OLED 패널을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 중소형 제품으로 확대,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필옵틱스의 '레이저 홀 커팅' 장비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저 홀 커팅 장비는 후공정 모듈 라인에서 세부 공정에 적용되는 장비로 폴더블 등 고사양 디바이스 공정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올해 자회사 상장과 관련 기존 주주들의 권익을 최대한 보호하는 동시에 각 법인들의 주력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해 필옵틱스 전체 기업집단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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