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같은 모습에 이차전지 투자자들은 환호를 질렀다. 반대로 시장 일각에선 이차전지주를 둘러싸고 지나친 쏠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연구원은 "이차전지, 특히 양극재 기업들의 주가는 연초 올해 실적 대비 20배 초반 정도의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실적 수준)을 받았으나 현재 40~50배 정도로 높아졌다"며 "시장의 높은 관심으로 2달 만에 2년치 주가 상승분이 모두 반영됐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꾸준히 성장한다…셀 메이커 업체 주목"하지만 윤 연구원은 이차전지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는 건 맞다고 했다.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24.5% 성장하는데 이차전지 시장은 그보다 더 높은 연평균 40~5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까지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고속성장했으나 올해부턴 미국의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질 거라며 한국 이차전지 업체들의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침투율이 6% 밖에 되지 않았으나 올해 신규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이 24개인 점 등을 감안하면 더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의 이차전지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주로 납품하므로 성장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의 경우도 유럽에서 보조금을 일부 삭감하면서 대당 배터리 탑재량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한국 이차전지 업체들의 수혜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현재 미국에서 시행될 예정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로 인한 수혜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LG에너지솔루션 (591,000원 ▼13,000 -2.15%), 삼성SDI (729,000원 ▼6,000 -0.82%) 등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앞다퉈 JV(합작법인)를 설립하면서 향후 생산량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미국 내 기가팩토리를 가동한 기업으론 한국 셀 메이커 3사와 일본의 파나소닉 밖에 없다"며 "IRA가 시행되면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GM(제너럴모터스), 테슬라의 배터리 수주가 늘어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 미국 내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

윤 연구원은 "자율주행이 되는 전기차엔 전력 소모가 많아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양극재 기업들이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어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에 각광받는 폐배터리 시장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까지는 폐배터리 업체들이 셀 스크랩(불량품)을 재활용하는 데 국한돼 있다. 하지만 2027년부터 사용수명이 다 된 전기차 폐배터리가 많아질 걸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셀 메이커 업체들의 출하량이 높아지면 그만큼 셀 스크랩도 많아지면서 동시에 향후 유럽, 미국 등지에서도 전기차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철저한 로컬 비즈니스이자 '도시 광산' 산업이라 칭할 수 있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폐배터리 업체들을 선별해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폐배터리, 양극재를 포함한 이차전지는 우상향하는 방향성이 정해져 있는 산업"이라며 "미국의 IRA 통과로 인한 탈중국화, 글로벌 완성차와 한국 이차전지 업체 간의 끈끈한 파트너십 등이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