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매년 40~50% 씩 점프…K-배터리 성장 계속된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3.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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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혁진 SK증권 연구원 인터뷰

윤혁진 SK증권 연구원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윤혁진 SK증권 연구원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이차전지 고평가? 맞다. 하지만 꾸준히 우상향하는 건 틀림없다."

연일 신고가를 찍는 이차전지주(株). 포스코케미칼 (280,500원 ▼16,500 -5.56%), 에코프로비엠 (234,000원 ▼11,500 -4.68%), 에코프로 (108,100원 ▲4,700 +4.55%) 등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한국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경우 약 2달 만에 주가가 3배 이상 뛰었다.

이같은 모습에 이차전지 투자자들은 환호를 질렀다. 반대로 시장 일각에선 이차전지주를 둘러싸고 지나친 쏠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10년 후의 당신이 보낸 한 마디' 보고서로 2022년 대한민국 베스트리포트 대상(금융감독원장)을 수상한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현재 이차전지주가 전반적으로 고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시장이 꾸준히 장기 성장하는 건 맞지만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튀어올랐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이차전지, 특히 양극재 기업들의 주가는 연초 올해 실적 대비 20배 초반 정도의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실적 수준)을 받았으나 현재 40~50배 정도로 높아졌다"며 "시장의 높은 관심으로 2달 만에 2년치 주가 상승분이 모두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셀 메이커 업체보다 하이니켈 양극재를 제작하는 업체들의 성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올랐다"며 "에코프로의 경우 에코프로비엠의 지분 가치 상승, 수산화리튬 제조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이익 증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기업공개) 호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전기차 시장 꾸준히 성장한다…셀 메이커 업체 주목"
하지만 윤 연구원은 이차전지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는 건 맞다고 했다.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24.5% 성장하는데 이차전지 시장은 그보다 더 높은 연평균 40~5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까지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고속성장했으나 올해부턴 미국의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질 거라며 한국 이차전지 업체들의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침투율이 6% 밖에 되지 않았으나 올해 신규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이 24개인 점 등을 감안하면 더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의 이차전지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주로 납품하므로 성장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의 경우도 유럽에서 보조금을 일부 삭감하면서 대당 배터리 탑재량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한국 이차전지 업체들의 수혜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현재 미국에서 시행될 예정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로 인한 수혜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LG에너지솔루션 (372,500원 ▼12,500 -3.25%), 삼성SDI (413,500원 ▼8,500 -2.01%) 등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앞다퉈 JV(합작법인)를 설립하면서 향후 생산량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미국 내 기가팩토리를 가동한 기업으론 한국 셀 메이커 3사와 일본의 파나소닉 밖에 없다"며 "IRA가 시행되면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GM(제너럴모터스), 테슬라의 배터리 수주가 늘어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 미국 내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윤혁진 SK증권 연구원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고사양 양극재 수요 늘어난다…폐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화 살펴봐야
셀 메이커 업체뿐 아니라 고사양 양극재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도 계속해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윤 연구원은 전망했다. 현재 출시되는 전기차 배터리에는 미국와 유럽에서는 주로 한국이 생산하는 3원계(NCM, NCA) 배터리가 쓰이고, 중국에서는 3원계와 LFP 배터리가 동시에 쓰이고 있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싼 대신 주행거리가 짧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향후엔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은 중고가 전기차에는 효율이 높은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사용을 하고, 저가 전기차에는 LFP배터리를 사용하면서 이원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연구원은 "자율주행이 되는 전기차엔 전력 소모가 많아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양극재 기업들이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어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에 각광받는 폐배터리 시장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까지는 폐배터리 업체들이 셀 스크랩(불량품)을 재활용하는 데 국한돼 있다. 하지만 2027년부터 사용수명이 다 된 전기차 폐배터리가 많아질 걸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셀 메이커 업체들의 출하량이 높아지면 그만큼 셀 스크랩도 많아지면서 동시에 향후 유럽, 미국 등지에서도 전기차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철저한 로컬 비즈니스이자 '도시 광산' 산업이라 칭할 수 있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폐배터리 업체들을 선별해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폐배터리, 양극재를 포함한 이차전지는 우상향하는 방향성이 정해져 있는 산업"이라며 "미국의 IRA 통과로 인한 탈중국화, 글로벌 완성차와 한국 이차전지 업체 간의 끈끈한 파트너십 등이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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